타이슨 재기전 무효화 처리

중앙일보

입력

마이크 타이슨의 재기전이 또 한번 해프닝으로 끝났다.

타이슨은 24일(한국시간) 라스베이거스 MGM그랜드호텔에서 벌어진 올린 노리스와의 10라운드 논타이틀전에서 1라운드 종료를 알리는 공이 울린 직후 클린치 상태에서 수비자세를 풀던 노리스의 안면에 왼손 어퍼컷을 날리는 반칙을 범했다.

노리스는 이 펀치를 맞고 다리를 휘청거리면서 캔버스에 다운됐다가 자신의 코너로 돌아와 다시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겉보기에 멀쩡했던 노리스는 관중들로부터 심한 야유를 받았으나 링닥터는 "넘어지면서 다리가 접질려 정상적인 경기가 불가능하다" 는 노리스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네바다체육위원회는 "단 한방의 펀치로도 엄청난 손상을 입힐 수 있는 헤비급경기에서 공이 울린 후 펀치를 날린 것은 명백한 반칙" 이라며 실격승을 주장한 노리스 측과 "전혀 의도적이 아니었다" 는 타이슨 측의 주장을 절충, 노콘테스트 판정을 내렸다.

타이슨은 "나는 얼굴을 때렸지 다리를 때리지 않았다" 며 끝까지 경기 속개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타이슨은 이날 1라운드에서 과거의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지는 못했다. 특히 노리스는 크루저급에서 헤비급으로 체급을 변경한 점, 빠른 펀치와 발로 선제 공격후 클린치 작전을 벌이는 점에서 타이슨에게 두차례 승리했던 에반더 홀리필드와 비슷한 선수였다.

타이슨은 1라운드 중반 노리스를 로프에 몰고 공격을 집중시켰으나 유효타를 적중시키지는 못했다.

복싱평론가 한보영씨는 "과거의 탱크같던 위용이 사라진 타이슨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경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또다시 편법을 써 패배할 가능성도 상당했다" 고 분석했다.

수감생활과 자격정지 등으로 지난 8년간 여덟번의 경기밖에 치르지 못한 '핵주먹' 타이슨은 기량이나 인기면에서 평범한 복서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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