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옥 ‘당신멋져 오카리나 앙상블’ 단장 … 오카리나 예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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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이 저물어 가는 이때 올 한 해도 열심히 배우며 보람 있게 보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싶다. 배우는 데는 끝이 없다는 말을 체험으로 느끼면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대학 평생교육원, 천안향교, 유림회관,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 교회 등을 주기적으로 다니며 배움의 성취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담학, 문학공부, 명심보감과 맹자, 합창연습 등도 물론 다 중요하고 의미 있지만 굳이 그 중에서 하나만을 꼽으라면 오카리나를 배우면서 본격적인 동아리 활동을 이제 막 시작했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퇴직 후 취미생활로 악기를 하나 배우려고 알아보던 중 오카리나를 권유 받았다. 색소폰, 하모니카, 피리, 기타 같은 것을 생각하던 터였다. 오카리나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지만 새로운 악기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배워 보기로 했다.

 천안시 청룡동 주민자치센터에 과정이 신설되어 어린이를 포함해 처음 10여명이 공부를 시작했다. 집에서 가까운 공공기관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준 천안시에 감사하면서 말이다.

[일러스트=이진영]

 1년 반 동안 주2회, 방학이나 휴강도 없이 공부한 결과 지금은 쉬운 곡을 연주할 수 있을 정도이나 앞으로는 감정을 넣어 더욱 열심히 연습해 오카리나를 널리 소개하고 즐겨야겠다는 생각이다.

 오카리나가 우리나라에 전해진지 20여 년이 된다고 하는데 최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신이 선물한 자연의 소리라고 할 만큼 청아하고 맑은 소리에 휴대하기도 쉽기 때문인 것 같다.

 흙으로 거위와 같은 형태를 만들어 구멍을 뚫고 소리가 나게 만든 악기로 우리나라에서도 ‘훈’이라는 이름을 가진 전통악기가 있다고 한다. (오카리나는 새끼 거위라는 의미의 이탈리아 말이라 한다.)

 처음 배울 때는 호흡이 모자라고 운지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포기할까 생각도 들었다. 악보를 보는 것도 어려웠지만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으랴 생각하고 꾸준히 계속하여 이제 아주 매력 있는 악기로 나에게 다가 온다.

 같이 공부하는 동호인들이 대부분 50~60대의 중년들이다.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보며 서로 감동해 동아리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했다. 이름을 ‘당신 멋져 오카리나 앙상블’ 단원 만장일치로 이름을 정했다. ‘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져주며 살자’는 첫 자를 따서 지은 이름인데 모두의 철학과 희망이 담긴 이름이다. 시민들이 기억하기에도 좋으리라 믿어진다.

 12월초에는 시민여성문화회관 무대에 출연했고, 이어 천안장로합창단 연주회에 특별출연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자체적으로 연주회도 가질 예정이며 한 달에 한번 정도 불우시설을 방문하여 위문활동 등으로 봉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최근 나눔과 자원봉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데 우리가 가진 재능(달란트)을 통해 봉사하며 유익한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취미활동을 통해 삶의 여유를 갖고 윤택한 삶을 사는 것이 필요하다. 정신적인 여유와 시간이 여의치 못하더라도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일단 저질러 보시라. 햄릿과 같이 고민만 하다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돈키호테와 같이 엉뚱하지만 무엇인가를 저지르는 사람이 바람직하다는 말이 실감난다. 저지르는 것에 두려움도 있을 것이나 그 두려움은 성취에 의해 기쁨으로 변할 것이다. 무엇인가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거둘 것이 없다.

나는 12월초에 2011년 목표를 정하여 수첩에 기록하고 항상 기도한다. 내년에도 계획한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노력할 것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 하지 않았는가? 나에게 오카리나를 권면했던 것처럼 특히 은퇴자들이나 여성들은 과감하게 배움에 대하여 도전하시기를 권유한다. 취미를 살려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같이 배우고 즐기며 사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현명한 저지름의 열매가 당당하고 신나는 삶이요, 멋지고 져주는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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