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집 세진 금융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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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에 대해 무덤덤해진 것일까. 연평도 해상의 군사적 긴장에도 금융시장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 그저 눈치를 좀 본 정도였다. 주가지수는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고, 국채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 원화가치도 상승했다. 20일 주식시장이 열린 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인 17일보다 20포인트 이상 하락하면서 한때 2000을 밑돌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외국인의 매수세에 반등해 6.02포인트(0.3%) 하락한 2020.28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중 기록한 하루 최대 낙폭은 1.4%로, 지난달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다음 날(2.3%)보다 덜했다. 북한이 핵 사찰을 수용키로 했다는 소식도 주가지수가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 한몫했다.

 개인들은 이날 장 초반부터 팔자에 나서 오후 3시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 약 29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1700억원, 기관은 1100억원어치가량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기관이 대거 매도를 하면서 전날보다 12.79포인트(2.5%) 하락한 497.95에 마감했다.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소폭 상승했다. 지난 주말보다 0.08%포인트 오른 1.01%가 됐다.

 국채 가격은 소폭 올랐다. 3년물 금리는 3.35%로 전주 말보다 0.01%포인트 떨어졌다. 채권금리가 떨어졌다는 것은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서울 외환시장에서 한때 전 거래일보다 20원가량 떨어진 1172.3원을 기록했으나 이내 회복해 2.7원 오른 1150.2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우증권 양기인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과 기관은 북한의 위협을 1회성 이벤트로 여겨 저가매수 기회로 삼았고, 개인들은 그간 주가가 오른 데 따른 이익 실현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훈련이 끝난 만큼 내일 북한이 추가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내일부터는 기업의 실적과 외국인 매수세 등 수급에 따른 일상적 장세로 완전히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혁주·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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