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매각 협상 … 현대차로 갈아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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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가 현대건설 매각의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익명을 원한 주주협의회 관계자는 19일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박탈되면 주주협의회가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하는 안건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을 무산시키지 않고 다음 절차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앞서 17일 주주협의회는 ‘현대차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부여 문제는 추후 전체 주주협의회에서 협의해 결정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했다. 이 역시 현대차그룹과 협상에 들어가기 위한 예비조치로 풀이된다.

 주주협의회는 현대차그룹과 협상을 진행하지 않을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주주협의회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5조1000억원에 현대건설을 팔 기회가 있는데도 협상을 무산시키면 주주에 대한 배임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주협의회 관계자는 “현대그룹과의 문제가 원만하게 종결된다면 예비협상대상자와 협상하는 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으려면 주주협의회에서 75%(의결권 기준)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그룹의 인수 자격이 박탈되면 자신들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그룹 “현대차에 특혜 안 돼”=현대그룹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그룹은 19일 “교묘히 입찰방해 행위를 계속하는 현대차그룹의 예비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하라”고 주주협의회에 요구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현대차그룹에 대한 특혜 시비를 불러올 것”이라며 “앞으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간택되지 않은 기업은 모든 인수합병(M&A)에 참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애란 기자

현대건설 매각 일지 (2010년)

11월 16일 현대그룹,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11월 29일 외환은행, 현대그룹과 MOU 체결

11월 30일 주주협, 대출계약서 제출 요구

12월 3일 현대그룹, 1차 대출확인서 제출

12월 7일 주주협, 대출계약서 다시 요구

12월 14일 현대그룹, 2차 대출확인서 제출

12월 15일 주주협, “확인서는 불충분” 결론

12월 17일 주주협, MOU 해지 등 안건 부의

12월 20~2 2일 주주협 9개사, 안건 관련 서면동의서 제출 / 현대그룹 우선협상자 자격박탈 여부 결정(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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