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고객 돈 잠시도 놀리지 않는다’ 큰 호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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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투자 수익 모델을 제공하는 대우증권의 ‘스타★ 포트폴리오’는 금융감독원의 ‘우수금융신상품’ 상을 받기도 했다. [대우증권 제공]

주가연계예금(ELD)을 활용한 랩어카운트 상품 하나를 올해 2000억원어치 판매한 증권사가 있다. 바로 대우증권이다. 산업은행과 연계한, ‘대우 kdb ELD랩’ 상품으로 이만큼의 판매액을 올렸다.

 ‘대우 kdb ELD랩’은 코스피200지수의 상승·하락률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구조다. ‘예금’이 기반이니 만큼 원금이 보장됐고, 최고 수익률은 연 15%를 넘었다. 하지만 정기예금을 훌쩍 뛰어넘는 15%라는 수익률이나, 최악의 경우도 원금은 건질 수 있다는 안전성이 인기의 비결은 아니었다. 그것만으로는 비슷한 조건의 다른 증권사 주가연계증권(ELS)에 비해 대우의 것이 더 각광받은 까닭을 설명할 수 없다.

 대우증권의 ELD랩이 인기였던 이유 중 하나는 ‘고객의 돈을 잠시라도 놀리지 않는 서비스’였다. 여느 ELS·ELD는 고객이 돈을 넣은 뒤 실제 운용에 들어가기까지 그냥 계좌에서 쉬고 있게 마련. 하지만 대우증권은 비록 짧은 기간이나마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이달 15일에 운용이 시작됐는데, 고객이 그보다 10일 앞서 5일에 가입 신청을 하고 계좌에 돈을 넣었다면, 5일부터 15일까지 10일치만큼의 이자를 만기에 얹어주는 식이다. 사실 이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우증권은 이를 통해 ‘고객을 세심하게 배려한다’는 이미지를 심었다. 이것이 2000억원이라는 판매액을 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대우 kdb ELD 랩’은 올 초 처음 선보인 뒤에 고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그 뒤 거의 매달, 총 10차례에 걸쳐 판매됐다.

대우증권은 또 올 8월 ‘수퍼 매니저 랩’이라는 상품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투자자문사 한 곳이 아니라 브레인·AK·J&J투자자문 등 3개사로부터 포트폴리오를 추천받아 운용하는 자문형랩이다. 대우증권 상품기획부 이정훈 팀장은 “브레인투자자문은 성장주를 뽑아내는데 탁월하고 J&J는 중소형주를 잘 고르는 등 서로 다른 강점이 있다”며 “수퍼 매니저 랩은 이렇게 서로 다른 자문사별 특장점들을 한데 합친 상품”이라고 말했다. ‘수퍼 매니저 랩’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매일 바뀐다. 3개사로부터 각 5~10개 종목을 추천받아서 이를 적절한 비율로 다시 섞어 최종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수퍼 매니저 랩은 올 8월 4일 처음 선보인 이래 지난 13일까지 20.18%의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0.92%)의 거의 두 배에 이르는 성적이다.

‘스타★ 포트폴리오’란 것도 대우증권이 내세우는 명품 서비스 중 하나다. 분기마다 제시하는 일종의 ‘모범 투자 포트폴리오’다. 리서치센터의 애널리스트들뿐 아니라 실제 자산관리부서 등 현업 부서까지 모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정보를 교환해 투자 대상을 고르고 비중을 결정한다. 정기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은 3개월마다 한 번이지만, 주식 시장이 급변하면 그때그때 바로 대응해 포트폴리오를 바꾸기도 한다.

 ‘스타★…’에는 채권을 주로 많이 담는 중립형과 주식 비중이 큰 클래식 등 두 유형이 있다. 현재 클래식형은 국내 주식형 펀드 16%, 중국 펀드 17%, 삼성그룹 상장지수펀드(ETF) 5%, 레버리지 펀드 2% 등을 담고 있다. ‘스타★ 포트폴리오 클래식’은 지난해 초 출시한 뒤 지금까지 50% 가까운 수익을 내고 있다. 아이디어와 실제 성적이 뛰어나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선정한 ‘우수금융신상품’에서 증권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올 7월 한국능률협회의 ‘고객가치 최우수상’도 수상했다.

 대우증권은 내년에도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투자 상품·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 임기영 사장은 “산업은행과 연계한 kdb ELD랩처럼 계열사 간 시너지를 이용해 경쟁력 높은 복합 상품을 많이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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