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테마게임〉퇴색하나

중앙일보

입력

코미디와 드라마의 혼합이라는 새 기법으로 인기를 모았던 MBC 장수프로「테마게임」이 기로에 섰다.

올들어 주요 출연멤버인 개그맨 김국진이 빠지고 시청률이 떨어지며 기세가 한풀 꺾이는 것 같더니, 결국 가을 개편에서는 지난 4년 반을 지켜온 토요일 황금시간대마저 다른 프로에 내주고 말았다.

「테마게임」은 18일부터 토요일 밤 9시 45분에서 평일인 월요일 밤 11시로 자리를 이동한다. KBS 1TV가 「용의 눈물」을 방송할 때도 지켜왔던 자리였다.

MBC는 "전략적 이동"이라고 한다. 지금도 SBS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만남」과의 시청률 경쟁에서 밀리는데다, SBS가 월요일 같은 시각 「이홍렬쇼」로 도전해올때 그나마 맞대응할수 있는 프로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때 폐지설까지 나돌았기 때문에 개편에서는 `구제됐다'고 보는게 더적절할 것 같다. MBC도 이 프로의 약화를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단막극으로 연결된 오랜 포맷, 김국진의 퇴장, 소재 고갈 등의 문제점은 PD와작가 `수혈'에도 불구하고 쉽게 극복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17일 "지난 1년은 처음 3년에 비해 `힘이 많이 빠졌다'는 느낌을줬으며 갈수록 힘이 딸리는 듯한 인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없애지 않은 이유는 뭘까. 버리기 아까운 포맷이었다는 고백이다.

관계자는 "자타가 공인했던 MBC의 대표적 예능프로로 나름대로 상당한 메시지를담은 드라마 이상의 드라마, 코미디 이상의 코미디"라며 "아직까지는 MBC의 가치를담을수 있다고 봤다"고 평가했다. 코미디 작가를 양성한 공로도 함께 고려됐다.

새 제작진은 변신을 모색중이다. 코미디의 색채를 강화하고, 권해효를 새 등장인물로 투입하고, 초반에 브리지를 삽입하는 것까지 결정됐다.

「테마게임」이 되살아날수 있을까. KBS 「용의 눈물」에 시청률은 뒤졌지만 당시 함께 장안 시청률의 80%까지 점했던 프로였다. 코미디 프로로는 드물게 주간 시청률 톱10에도 자주 들었다. MBC에게는 주말밤 10시대를 지켜준 `아성'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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