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전략 핵잠수함 ‘알렉산더 네브스키함’의 시험 운항식 참석을 위해 13일(현지시간) 세베로드빈스키시 세브마시 조선소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승조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푸틴 총리는 이날 “군 현대화를 위해 총 20조 루블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베로드빈스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군 전력 재건에 팔을 걷어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군 현대화를 위해 2020년까지 총 20조 루블(약 740조원)을 투입할 계획을 밝혔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차세대 전략 핵잠수함인 ‘알렉산더 네브스키함’의 시험운항 참관을 위해 아르한겔스크주에 위치한 세브마시 조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다.
이 자리에선 러시아 정부가 2011년부터 추진하는 군비 확장 10개년 프로그램 관련 회의가 열렸다. 푸틴 총리는 정부 각료 및 군 고위 관계자들에게 “군의 재무장을 위해 심각하고 중대한 자금을 편성하고 있다”며 “나 자신도 20조 루블이란 엄청난 액수를 말하는 게 두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
푸틴은 “이 돈이 총 1300여 개의 군사무기 및 생산시설 구입에 쓰일 것”이라며 “신규 무기는 220가지가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상은 주로 전략 핵무기를 비롯해 방공시스템, 통신, 정보, 5세대 전투기 등”이라고 예시하면서 “특히 해군 전력에 4조7000억 루블(약 175조원)이 우선 투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는 2015년까지 군 전력 현대화 비율을 30%까지 높이고 2020년엔 70% 수준으로 올릴 계획이다.
옛 소련 시절 미국과 함께 최강 군사대국이었던 러시아는 1991년 소련 붕괴 후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며 군 전력의 약화를 감수했다. 2008년 그루지야와의 전쟁 등에선 노후 무기의 결함을 보였다. 80년대까지 전 세계에 10여 개의 해외 해군기지를 갖고 있던 러시아는 군비 축소, 연료 부족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기지 2곳만 유지하고 나머지 기지를 폐쇄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의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최근 군 전력 재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서방의 군사력 증강에 대처하기 위해 동맹국과 새로운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 해군기지 확장 계획을 밝혔다. 앞서 이타르-타스통신은 러시아 정부가 리비아와 예멘에 새 해군기지를 건설하고 시리아 타르투스 항구 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 10월엔 러시아 정부가 2002년 철수시켰던 베트남 깜라인만 해군기지의 사용 재개를 베트남 정부와 합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