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고3, 겨울방학 집중 학습법] 외국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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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끝난 후 성적이 올랐다는 학생들이 더러 있다. 방학 동안 ‘한 과목에 집중한 것’이 비결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특히 수능 외국어 영역은 이런 ‘집중호우식 공부’가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늘 제자리걸음인 성적 때문에 고민이라면 이번 방학에는 ‘한 과목 정복’을 목표로 정해 보자. 개학 후에는 성적 향상은 물론 자신감도 높아질 것이다. 중앙일보 ‘열려라 공부’가 예비 고3의 외국어·수리·언어 영역 ‘겨울방학 집중 학습법’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단어 외워 외국어 55점→90점

송예나양은 지난 여름방학에 영어 단어 공부에 집중해 9월 모의고사 외국어 영역에서 6월보다 2등급이 올랐다. [최명헌 기자]

송예나(서울 노원고 2)양은 지난 6월 모의고사 외국어 영역에서 55점을 받았다. 그런데 여름방학이 끝난 9월 모의고사에서는 90점,지난달 본 시험에서는 89점으로 점수를 올렸다. 송양은 “방학 동안 영어 단어를 열심히 외운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전에는 단어의 뜻을 몰라 해석이 거의 안 됐다. 4등급을 유지한 것도 스스로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방학 시작부터 9월 모의고사 전까지 송양이 외운 단어 수는 무려 2500여개. 매일 100개씩 외운 셈이다. 쉬운 단어도 다시 공부했다. 수첩을 들고 다니면서 궁금한 단어가 생각나면 그때그때 적고 사전을 찾았다.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 “너무 인위적이잖아”라는 말이 나오면 수첩에 적어뒀다 나중에 사전을 찾아 “너무 artificial하잖아”라고 외우는 식 이다. “성적이 오른 후 자신감이 생기고 공부가 재밌어졌다”는 송양은 이번 겨울방학에도 같은 방법으로 공부할 생각이다. 외국어 영역 1등급의 목표도 생겼다. 서울 면목고 안성은(강남구청수능방송 영어 강사) 교사는 “방학 중 혼자 영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6시간 정도라면 한 시간 반 정도는 어휘 공부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수능 기출문제 중심으로 학습

내년 수능에 대비해 겨울방학 동안 외국어 영역 공부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투스청솔 이민섭(외국어 영역) 강사는 “두 달 정도의 시간은 밀어붙이기식의 공부로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먼저 할 일은 지난달 치러진 2011학년도 수능 외국어 영역에 출제된 문제를 살펴보고 ‘경향’을 찾는 일이다. 인강 강사들의 해설 강의를 들어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여러 강의를 들으면 한 강사의 주관에 빠지지 않고 중요한 사항들을 반복할 수 있어 좋다.

올해 수능 외국어 영역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빈칸 추론 문제의 문항당 배점이 높고, 고난도로 출제됐다. 이 강사는 “빈칸 추론 문제는 8문항으로 늘어 외국어 영역의 최대 승부처라 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까다로운 빈칸 추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휘력을 높이고 문장구조도 잘 분석해야 한다. 또 문장 간의 논리적 연관성을 찾아 논리적으로 답을 찾아야 한다. 스스로 근거를 제시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최근 7년간(7차 교육과정) 출제된 수능과 평가원 문제는 총 21회분(693문제, 듣기 제외)이다. 첫날은 1회분 문제를 풀고 답을 맞춘다. 이튿날은 전날 푼 문제에 나온 단어와 구문을 문장 속에서 공부한 후 다음 날 문장 자체를 여러 번 읽는다. 이 강사는 “이 방법으로 공부하면 두 달 정도면 수능 외국어 영역에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출문제 중심의 학습도 수준에 따라 방법도 조금 다르다. 현재 3, 4등급의 실력이면 이번 방학 때 기출문제 중심의 학습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5등급 이하의 학생들은 이런 방법의 공부를 내년 3월 이후로 미루고 우선 중3이나 고1 수준의 독해집에 매달리는 것이 낫다. 인강 중 기초과정을 수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1, 2등급이면 기출문제를 활용한 공부 외에도 영어신문 사설을 읽으면서 복잡한 구문을 분석적으로 이해하는 연습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듣기 스크립트 활용해 공부

영어 공부시간 중 독해에 비중을 많이 둔다. 안 교사는 “독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 시험을 보는 것처럼 문제를 풀어본 뒤 해설을 참고해 다시 지문을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 그 다음 문장을 정확히 해석해 보고 모르는 단어나 표현을 정리해 외운다. 끝으로 내용을 생각하며 지문을 4~5번 정도 소리 내 읽는다. 안 교사는 “이런 방법으로 하루에 지문 6~7개를 공부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듣기 공부는 모의고사 문제집 한 회를 시험 보는 것처럼 풀고, 틀린 문제는 확인 후 스크립트를 공부한다. 안 교사는 “듣기에 사용되는 표현이나 어휘는 반복적인 것이 많으므로 20회 정도 지속하다 보면 익숙해진다”고 조언했다. 안 교사는 “듣기는 점수를 한번 올리면 쉽게 떨어지지 않으므로 용기를 잃지 말고 끝까지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겨울방학 외국어 영역 학습 7계명

1. 두 달 동안 집중호우식 공부로 영어와 친해진다.

2. 최근 7년간의 수능과 평가원 모의고사 총 21회분을 풀어보고 분석한다.

3. 주제·제목·요지를 물어보는 문제를 빈칸 추론 문제로 만들어 본다.

4. 어떤 유형이든지 처음 두 문장에서 일단 글 전체의 메인 아이디어를 잡아 본다.

5. 단어공부는 반드시 글 속에서 하고 자기만의 단어장을 기록하고 반복한다.

6. 듣기공부에는 받아쓰기가 보약이다. 한두 문제라도 매일 받아써 본다.

7. 즐거운 놀이라고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공부에 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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