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무리한 시장점유율 경쟁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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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자 김영환 사장은 14일 "반도체시장에서 무리하게 점유율을 확대할 생각은 없으며 기존 생산시설을 최대한 활용, 수익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또한 "앞으로 12인치 웨이퍼규격의 신규설비를 투자하는데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D램 공급증가가 수요증가를 따라잡기 힘들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수급부족으로 D램 시장이 최장 2002년까지 호황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대전자와 현대반도체의 합병으로 출범하는 반도체통합법인의 총괄대표이사인 김영환 사장은 14일 서울 계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현대전자와 현대반도체의 기존 시장점유율을 유지한다는 것이 기본방침이며 무리하게 시장점유율을 높일 생각은 없다"면서 "3-4년주기로 시장불황으로 반도체업계가 고통을 겪어온 주된 이유는 생산설비 과잉 때문이며 현재 보유한 시설을 최대한 활용,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차세대 12인치 웨이퍼 공정설비의 투자도 기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이뤄질 것이며 당분간은 기존 8인치 웨이퍼 시설의 효율성 향상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D램 시황전망과 관련해 김 사장은 "12인치 웨이퍼 공정의 투자비는 25억-30억달러로 종전보다 2배 이상 투자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단일회사 차원에서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투자를 실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매년 D램의 비트기준 수요는 70-80%씩 성장하는데 비해 시설투자의 제한으로 공급이 이를 따라잡기 힘들어 수급난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김 사장은 2001년 또는 최장 2002년까지는 D램 가격이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통합회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해 김 사장은 "현재 350% 수준인 부채비율을 연말까지 200%로 낮출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국내외 자산 및 사업부문매각과 증자등을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경영지원본부의 장동국 부사장은 "내년중 1조2천억-1조3천억원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며 한편으로 1조6천억-1조7천억원 상당의 감가상각이 이뤄진다"면서 "일정정도의 자사주를 포함, 보유 유가증권의 매각과 국내외 사업 및자산의 매각 등으로 자금을 조달, 재무구조를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이와 함께 "지금까지는 연구개발 프로젝트는 산적해 있는데 반해 인력은 제한돼 있었으나 양사 통합에 따라 연구개발부문의 역량이 종전보다 70% 정도확충됐다"면서 제품개발기간의 단축, 공정개선, 제품다양화 등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돼 내년부터는 수익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부문 사장으로 지난 7월 영입된 박상호 사장은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의 시장전략과 관련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새로운 신기술 개발은 지양하고주주의 이익극대화를 위해 수익성이 높은 분야에 특화, 특정품목의 개발.생산에 주력해 나갈 것"이라면서 디지털TV와 동화상압축(MPEG) 등 시장전망이 밝은 분야의 시스템IC(집적회로)분야에 역량을 집중시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또한 양사통합으로 연구.개발부문의 시너지효과가 발휘되면서 0.13미크론의 미세회로선폭 공정부터는 시장선두업체로 올라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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