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실세들은 예산 챙기고 필요한 국정 예산은 다 놓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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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손학규(사진) 민주당 대표가 이틀 밤을 차가운 서울광장에서 보냈다. 그는 10일 ‘100시간 서울광장 농성’을 벌이며 ‘4대 강 날치기 예산안과 법안 무효화를 위한 국민 서명운동’을 이어갔다.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대국민 여론전을 본격화한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로 여당이 약속했던 ‘국민 70% 양육 수당 지급’, ‘템플스테이 예산 증액’ 등이 이뤄지지 않은 반면 여당 일부 중진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은 빠지지 않고 증액된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손 대표는 서울광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한나라당이 날치기를 하고, 야당을 탄압하고, 의회를 짓밟는 데 급급해 ‘실세예산’, ‘형님예산’은 챙겼지만 자기들이 꼭 지키겠다고 했던 예산은 놓쳤다”며 “이것이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의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무능하고 무질서하고 계획조차 없고, 관리 능력조차 없는 이명박 정권을 우리가 심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영유아 예방접종 예산 등은 삭감하고 ‘과메기(포항 특산물) 예산’이나 통과시켰다”는 말도 했다.

 손 대표는 자신이 100시간 농성에 돌입한 것과 관련, 기자와 만나 “열이면 열 사람 다 손학규다운 모습이 아니라고 말렸지만 폭력 국회, 날치기 국회가 벌어졌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 않을 순 없지 않으냐”며 “지금은 초라하고 외롭지만 당장의 성과를 생각하기 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영선·최영희 등 민주당 여성 의원 11명은 이날 낮 12시부터 한 시간 동안 서울 태평로에서 ‘민주당은 4대 강 예산을 왜 깎으려 했는지’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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