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14일 연석회의 열어 회장선출 논의

중앙일보

입력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일 오전 10시 회장단, 고문단, 명예회장단 연석회의를 열어 김우중 대우 회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전경련 회장 선출 문제를 논의한다.

손병두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14일 회의에서는 다른 보고를 일절 받지 않고 오직 후임 회장 선출 문제만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 부회장은 조속히 임시총회를 소집해 후임 회장을 선출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회장대행 체제를 구축한뒤 내년 2월 총회에서 후임회장을 선출하는 방안을 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부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후임 회장을 추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고 대행체제로 갈 경우에는 회장단중 가장 연장자인 김각중 경방 회장이 대행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5대 그룹 회장과 접촉해 전경련 회장을 맡을 의사가 있는지를 타진했으나 모두 강력히 고사하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전경련 회장은 전통적으로 `하고 싶다고 할 수 있고 하기 싫다고 안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반드시 5대그룹내에서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원칙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관료 출신 등 외부 인사가 회장을 맡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부회장의 발언은 가급적 5대 그룹 회장중 한명을 추대해 본인이 고사하더라도 회장을 맡도록 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일단 김각중 경방 회장의 회장대행체제로 가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5대 그룹 회장중 고사 강도가 가장 낮은 현대 정몽구 회장이 추대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으며 손길승 SK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등도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

14일 회의에는 해외.지방 출장중인 회장이 10명에 이르러 전체 21명중 9명만이 참석할 예정이며 고문, 명예회장으로는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강진구 삼성전기 회장, 유창순 롯데 고문 등이 참석한다.

5대그룹 회장으로는 김우중 대우 회장, 정몽구 현대 회장, 손길승 SK 회장이 해외 출장을 떠났으며 이건희 삼성 회장은 선약이 있고 구본무 LG 회장은 지방 출장을계획하고 있어 모두 불참한다.

한편 13일 오전에 남덕우 전 총리, 나웅배 전 부총리 등 전경련 원로자문단 8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월례 원로자문단 회의에서는 전경련측이 최근 경제현안에 대한 보고만을 했을 뿐 후임회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손 부회장은 전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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