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박테리아 감염 환자 2명 국내 첫 발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대부분의 항생제가 듣지 않는 다제내성균(多劑耐性菌·일명 수퍼박테리아) 감염 남녀 환자 2명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수도권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2명으로부터 NDM-1(뉴델리 메탈로 베타 락타메이즈-1) 유전자를 가진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을 분리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 환자는 같은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장기 입원 중이었으며, 해외여행 경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50대 남성 환자는 간질성 폐질환, 70대 여성은 당뇨병·화농성 척추염을 오래 앓아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복지부는 이들 환자 외에 같은 세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의심 환자 2명을 추가로 발견해 정밀조사 중이다. 복지부 전병율 질병정책관은 “NDM-1 CRE는 주로 중환자실에 장기 입원 중이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중증 환자에게 감염된다”며 “치료 가능한 항생제(타이게사이클린·콜리스틴 등)가 있어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정상인은 일상생활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내년부터 NDM-1 CRE를 포함한 5종의 다제내성균을 지정 전염병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는 “검출된 NDM-1 CRE는 해외산·국내산일 가능성이 모두 있다”며 “항생제 오·남용에 대한 경보로 국내 상륙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Q:NDM-1의 정체는 뭔가.

 A:항생제가 제 역할 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여러 효소 가운데 하나다. 최근 일부 장내 세균이 이 효소를 갖게 된 것이 문제 다.

 Q:CRE는 어떤 특징이 있나.

 A:CRE에서 C는 다양한 항생제 중에서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의 약어다. R은 저항성(resistant)을 의미하며, E는 장내 세균으로 대장균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CRE는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지닌 장내 세균인 셈이다.

 Q:NDM-1 CRE와 일반 장내 세균의 증상 차이는.

 A:둘 다 요로감염·폐렴·패혈증 등 감염성 질환을 유발한다. CRE가 다른 장내 세균보다 독성이 강하거나 전파가 빠른 것은 아니다. 일반 장내 세균에 투여하는 항생제를 사용해도 약발이 거의 듣지 않으면 CRE를 의심할 수 있다.

 Q:NDM-1 CRE가 검출된 국가는.

 A: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에서 처음 검출됐다. 영국 등 유럽, 미국·캐나다 등 북미, 호주·일본·중국·싱가포르 ·대만에서도 나왔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16개국이다.

 Q:다른 다제내성균과 비교한 NDM-1 CRE의 위험성은.

 A:건강한 사람에겐 큰 위험이 없다. 만성질환자가 감염되면 치료 가능한 항생제가 제한적이어서 주의해야 한다. 인도 ·방글라데시 등에선 어떤 항생제로도 치료할 수 없는 NDM-1 CRE가 검출되기도 했다.

 Q:수퍼박테리아 예방법은.

 A:전파를 막기 위한 신속한 진단과 철저한 감염 관리가 중요하다. 인도·파키스탄 등 이 세균의 검출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나라에선 수술을 받지 말아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