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의장은 바지의장 … 사퇴해야 앞으론 님자 안 붙이고 막말로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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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성곤 의원이 9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민에게 사과하며 3000배를 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9일 밤 서울광장으로 나갔다. ‘정권 퇴진론’을 내걸고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손 대표는 “국민과 함께 MB 독재에 맞서 싸우자”며 “이명박 정권 교체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후 9시부터 100시간 동안 서울광장 천막에 머물기로 했으며 곧바로 ‘4대 강 날치기 예산안, 법안 무효화를 위한 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날 야간 서울광장 집회에는 소속 의원 50여 명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손 대표의 농성을 신호탄으로 장외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다.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날치기 통과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당은 자유선진당 등 야5당이 소집한 12월 임시국회 동안 상임위 개최를 추진하는 등 원내투쟁도 병행키로 했다. 민주당은 또 헌법소원 제기 등의 방법으로 한나라당이 단독 통과시킨 법안 문제를 쟁점화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예산 부수법안 및 쟁점법안을 직권상정한 박희태 국회의장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고 사퇴결의안을 제출키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박 의장은 물론 예산안 강행 처리를 막후에서 독려했다며 이재오 특임장관을 지목해 집중 공격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박 의장을 겨냥해 “한나라당 공천에 떨어진 다음 보궐선거 하나 얻어 가지고 겨우 당선된 인물”이라며 “국회의장을 시켜 주니까 ‘바지 의장’이 돼 버렸다”고 비난했다. 또 “남은 정치 인생을 (잘) 마감하려 한다면 의장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앞으로 박 의장에게는 ‘님’자는커녕 모든 존경스러운 말은 다 빼고 막말로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종태 국회 대변인은 “그런 문제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도 도마에 올랐다. 조경태 의원은 “이번 예산안 강행 처리 배후에 이재오 장관이 있는 것 같다”며 “이 장관은 어제 박지원 원내대표가 거칠게 항의하니까 손가락을 들어 ‘나가라’는 사인을 보냈는데, 청문회에서는 90도로 인사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 장관 측은 “특임장관의 역할 중 하나는 예산안 등이 제때 처리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한나라당 지도부가 중심이었다”고 반박했다.

글=신용호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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