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미스 끝내기 안타로 기선제압

중앙일보

입력

두팀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마치 내일 경기는 하지 않을 것처럼 혼신의 힘을 다했다.

피말리는 역대 플레이오프사상 최다이닝의 연장승부는 결국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삼성은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던 승부에서 실오라기처럼 작은 가능성을 물고 올라왔다.그 가능성은 시즌 타율 0.138의 ’제로히터‘ 김영진의 안타였다.

김영진은 연장 1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박석진에게 우전안타를 뽑아냈다.뜻하지 않던 안타에 흔들리기 시작한 박은 후속 빌리 홀에게 초구 몸맞은 공을 내줬고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삼성은 정경배가 유격수플라이로 아웃돼 1사,이승엽의 4구로 만루로 이어졌다.

이어 이날의 히어로 스미스가 타석에 등장했다.외야플라이만 날려도 결승점을 뽑을 수 있는 찬스에서 스미스는 좌중간을 뚫는 안타를 날려 기나긴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이로써 삼성은 5-4로 승리,7전4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기선을 제압하게 됐다.

역대플레이오프 최다홈런타이기록을 세운 홈런파티는 2회말 삼성 스미스로부터 시작됐다.스미스는 문동환의 몸쪽 초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넘기며 이날 홈런파티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이어 롯데가 4회초 박정태의 솔로홈런으로 화답하자 삼성은 5회말 김태균의 솔로홈런와 6회말 이승엽,스미스의 랑데부홈런으로 4-1까지 도망갔다.

삼성은 승리를 확신한듯 7회초 1사1,2루의 위기에서 선발 노장진을 빼고 ‘전가의 보도’ 임창용을 마운드에 올렸다.임은 첫 타자 김대익은 좌익수플라이로 잡아냈으나 이어 등장한 대타 손인호가 문제였다.

프로입단뒤 타자-투수-타자의 변신을 거친 손인호는 볼카운트 0-2에서 임창용의 밋밋한 몸쪽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렸고 타구는 오른쪽 파울폴을 안쪽으로 스치듯 남어가며 꺼져가던 롯데의 희망을 살려냈다.극적인 동점홈런이었다.

롯데는 선발 문동환이 무려 4개의 홈런을 얻어맞으며 부진했으나 중간계투로 나온 기론이 이후 침착하게 위기를 막아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이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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