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판매여왕 김옥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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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김옥례(50·사진) 아모레퍼시픽 방문 판매원은 올 4월 회사에서 1등상을 받았다. 연간 실적이 가장 좋은 판매원에게 주는 상이다. 그는 “PDA에 등록한 고객만 3000여 명”이라며 “고객과 처음 만난 날부터 가족관계, 생일, 경조사까지 빼곡하게 기록해 뒀다”고 말했다.

 우수 판매원으로 꼽힌 비결은 ‘스킨십’이라고 했다. 자주 만나고, 만날 때는 인간적으로 대한다는 것이다. 그는 “1999년부터 일을 시작해 10년 넘게 연락을 하고 지내는 단골 고객이 많다”며 “한 분 한 분 만날 때마다 손을 꼭 잡고 얘기한다. 외로움을 타는 고객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고객의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것은 기본. 동료들에 비해 말솜씨가 부족한 편이면서도 고객을 좀 더 세심하게 챙긴 덕분에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매주 한두 번은 단골 고객 5~6명과 저녁식사 모임을 갖는다”며 “단골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신규 고객도 무섭게 불어나더라”고 말했다.

 화장품을 결제하는 고객에게 당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그만의 전략이다. “손님께서 20만원짜리 화장품을 산다고 했을 때, 5만원 정도는 일부러 다음 달에 달라고 해요. 한 번에 돈을 다 받으면 그 달로 손님과 관계가 끊길 수 있잖아요. 관계를 되도록이면 길게 이어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는 오후 6시 이후에도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일과시간에 만나기 어려운 맞벌이 주부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그는 “고객은 철새여서 언제 어디로 떠날지 모른다”며 “한 번 고객이 된 사람이라도 경조사를 챙기는 등 끊임없이 관리해야만 단골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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