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증권사, 올 한국성장률 전망 8%대로 상향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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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당초 6.8%에서 8.8%로 상향조정한데 이어 제이 피 모건, 메릴린치, 모건 스탠리 등 외국증권사들도 자체전망을 8%대로 상향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금융센터는 8일 외국계 증권사들은 한국경제가 금융불안을 극복하고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이 피 모건은 한국의 지난 3.4분기 성장률 예상치를 9.7%로 전망하고 대우사태의 여파가 금융부분으로 파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당초 6.5%에서 8.0%로 상향조정했다.

이와 함께 메릴린치도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예상치를 8.1%로 상향조정했으며 살로몬 스미스바니와 모건 스탠리도 각각 8.5%와 8.6%로 전망치를 올려잡았다.

이들 증권사들은 그러나 대우사태와 투신사의 유동성 문제가 조기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향후 한국경제의 걸림돌로 작용, 성장세가 둔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살로몬 스미스바니의 경우 대우사태 해결지연으로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가중될경우 단기적으로 종합주가지수가 71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증권사들은 또 이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외국증권사들이 제시한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과 대우사태 해결방안이다.
▶ 제이 피 모건 = 투신사 문제해결을 위해 부채동결 및 신탁상품 원금의 일부보장, 부실투신사의 폐쇄 및 합병의 수순을 밟아 처리해야 한다. 투신사의 위기시 한국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는 시장의 확신이 필요하며대우사태로 인한 공적자금 투입예상규모도 20조원에서 40조원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 특히 시장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저금리정책의 고수가 필요하다. 올해 한국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각각 8.0%와 0.9%로 예상되며 연말환율은 1천180원으로 전망된다.

▶ 메릴린치 = 대우문제는 유동성부족 뿐만 아니라 자산규모를 능가하는 부채규모의 문제도 포함하고 있어 국내외 금융기관의 손실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채권금융기관의 손실이 이미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금융부분의 유동성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사태는 단기적으로 한국경제에 많은 어려움을 안겨주겠지만 장기적으로 자본배분의 효율화를 통해 실물경제부문의 효율성제고에 도움을 줘 주가상승에 기여할것이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각각 8.1%와 0.8%로 예상되며 연말환율은 1천15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살로몬 스미스바니 = 한국은 지난 3.4분기 경제성장률이 10% 이상 될 것으로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투신권에 있던 자금들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은행권으로의 이동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4월초 241조원 규모였던 투신권의 채권형 수익증권 잔고가 지난 9월 하순에는 190조원대로 줄었다. 주식형 수익증권의 잔고도 지난 7월 중순 이후 49조원에 머물고 있다. 더우기 최근에는 물가상승 움직임도 있어 금리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술적으로 볼 때 지난 3개월간 지수 872.94∼1000의 박스권에서 움직였던 한국증시는 상승모멘텀을 상실했으며 최근 단기 및 중기적인 지표의 약화로 지수 864가무너질 경우 다음 지지선은 지수 710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지역내에서 투자우선순위에 있어 한국을 지난 8월 1순위에서, 9월에는 8순위로 하락시키고 투자회피를 권유하고 있다. 올해 한국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각각 8.5%와 0.6%로 예상되며 연말환율은 1천180원으로 전망된다.

▶ 모건 스탠리 = 한국경제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엔화강세와 반도체 가격상승 및 수출수요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 8.6%, 내년 8.7%를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8%, 연말환율은 1천225원으로전망된다.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하락장세가 예상되나 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구조조정은 실질적으로 강력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금융시장은 전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실채권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기업들도 부채규모를 줄이면서 핵심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향후 한국경제의 걸림돌은 대우사태와 투신사의 유동성 문제이지만 한국정부는이러한 문제의 본질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경제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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