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과 사랑의 이중주… '지상에서 영원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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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영원으로(EBS 밤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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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타계한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작품.자칫 영웅담에 그칠 수 있는 서부극에 영화 속 시간과 현실의 시간을 일치시키는 등 사실주의적 요소들을 가미,수정주의 서부극의 막을 올렸던‘하이눈’(50년작)
으로 유명한 감독이다.또한 몽고메리 클리프트·프랭크 시나트라·존 에릭슨 등을 발굴해‘스타 제조기’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대표작인‘지상에서 영원으로’는 두 개의 사랑 이야기를 축으로 한다.2차 대전 발발 직전,하와이에 있는 미군 부대의 여유있고 나태한 분위기와 함께 남자들의 우정과 비극적인 사랑이 그려진다.

이등병 프로이스는 미들급 권투 챔피언 출신.하지만 시합 중 상대 선수의 눈이 멀게 되자 권투를 그만두고 입대한다.그러나 중대 대항 권투 시합이 열리고 중대장은 출전을 거부하는 프로이스를 괴롭힌다.한편 결혼생활에 지친 중대장의 부인 카렌은 워든 하사와 밀회를 즐기는 관계가 된다.특히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다.진주만 공습을 알리는 라디오 방송과 함께 사랑하는 여자의 만류에도 부대로 귀환하던 프로이스 이병이 경비병의 오인 사격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캐스팅이 화려한 작품에‘알맹이’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예외다.버트 랭커스터·몽고메리 클리프트·프랭크 시내트라·데보라 카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섬세한 연기를 펼친다.51년 발표된 제임스 존스의 베스트 셀러를 영화화해 53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감독·각색·남우조연·여우조연상 등 8개 부문을 수상한 작품.할리우드의‘고전’을 감상할 기회다.원제 From Here to Eternity.53년작.

백성호 기자<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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