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혁신대상 대통령상 받은 두 기업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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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기업 혁신활동이 제대로 되려면 임직원들이 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게 필수다. 대통령상을 받은 TCC동양과 코스틸은 임직원들이 혁신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업환경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 모두 철강 관련 기업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TCC동양=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주석도금강판을 생산한 업체다. 주석도금강판은 생활에서 흔히 보는 ‘깡통(스틸 캔)’의 원재료. 창업주인 손열호(89) 명예회장이 1959년 서울 당산동에 회사를 세워 3년째인 62년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후 동도금강판·니켈도금강판 등 신제품을 개발해 해외 4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77년에는 공장을 확장해 경북 포항으로 옮겼다. 설립 이래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는 ‘50년 흑자행진’을 이어오고 있으며 22년째 무쟁의·무파업을 기록하고 있다.

 TCC동양은 60년대 초 기술 국산화 과정에서 자동차 부속품 도금용 기계를 주석도금용으로 잘못 알고 들여와 고생을 했다. 그때 경험을 계기로 혁신활동의 중요성에 눈을 뜨게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93년에는 ‘3정(정품·정위치·정량)·5S(정리·정돈·청소·청결·습관화)’ 운동을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기존의 ‘3정 5S’운동에 원가절감을 더해 창립 55주년이 되는 2014년까지 매년 10% 이상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TCCPS-2014’운동을 하고 있다. 지속적인 혁신활동에 힘입어 1990년대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이 올해는 400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칭찬을 받을 만한 일을 한 직원에게 ‘칭찬카드’를 주고 있다. 매달 칭찬카드 누적점수에 따라 30만~3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준다. 변화왕 선발대회(몸무게를 많이 줄이거나 담배를 끊는 등의 자기혁신)와 사원 부인 초청 특강, 민족사적지 답사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조남중 사장은 “지속적인 혁신과 노사 간 일체감 조성이 50년 연속 흑자와 무재해·무사고 경영의 비결”이라며 “2015년 매출 1조원 돌파가 목표”라고 말했다.

 ◆코스틸=철선·철못·봉강과 같은 연강선재 시장에서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코스틸에는 ‘상상뱅크’라는 제안제도가 있다. 회사생활 전반에 걸쳐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내 업무환경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2007년 5월 시작했다. ‘사무실이 건조하다’와 같은 ‘불평성’ 제안도 환영한다. 지금까지 원가 절감·매출 확대 등과 관련해 7만6000건의 제안이 쏟아졌고, 70여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봤다. 좋은 제안에 대해서는 포상금을 주고 있다. 윤활제 공급 과정을 개선한 경북 포항공장 공무팀은 1000만원의 상금을 받기도 했다.

코스틸은 7월부터 ‘VPA’라는 문제점 공유 활동을 시작했다. VPA는 시각화(Visual)·계획(Planning)·행동(Action)의 약자로 문제를 눈에 보이게 하고 개선 계획을 세워 해결방안이 나오도록 실천한다는 의미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대신 손과 눈으로 간단히 인사하도록 하고 있으며 ‘에디슨 룸’으로 불리는 회의실에서는 직급 대신 ‘프로’로 통일해 부르고 있다.

회사 측은 이런 혁신활동에 힘입어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550억원가량 늘어난 3900억원, 영업이익은 90억원가량 늘어난 34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재천 회장은 “경영혁신을 통해 국내시장 선두주자의 입지를 굳히겠다”며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 20% 수준인 수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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