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능 점수 발표까지 할 일이 남아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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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나고 수시 전형과 수시 응시가 마무리돼 가는 시점이다. 수능 점수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고3 수험생들은 지금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까? 꼭 해야 할 일, 그리고 권하고 싶은 일을 몇 가지 제안해 본다.

먼저 꼭 해야 할 일은 두 가지다. 첫째, 수시 논술은 마무리되는 시점이지만 정시 논술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서울대, 서울교대 등 정시 논술을 보는 대학에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인문논술(인문계), 수리·과학논술(자연계) 학습에 집중해야 한다. 이 경쟁은 이들 대학 지원 가능선에 도달해 있는 학생들끼리의 리그다. 따라서 논술 준비를 얼마나 열성적으로 하느냐가 성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둘째, 정시 지원에 대한 사전 준비를 해둬야 한다. 가채점 성적은 확정된 성적이 아니므로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지금 판단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수능 성적이 발표되면, 수많은 정보 속에서 소소해 보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많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 전에 사전 준비를 해둬야 한다. 가채점 결과로 대략적인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 보고, 스스로 모의 지원 시뮬레이션을 해보자. 미리 마음속에 작전을 그려두면 정시 지원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학과 학과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보는 것도 좋다. 대학에 직접 방문해도 좋고, 그 대학에 진학한 선배들을 만나볼 수도 있다. 손쉽게는 인터넷을 통해 알아볼 수도 있다. 요즘은 대학에 입학했다가 반수나 재수를 하는 학생이 많다. 대학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얻을 수 있다면 결정에 큰 도움이 된다.

학과에 대한 정보도 마찬가지다. 많은 고등학생이 학과명과 실제 그 학과의 성격을 연결짓지 못한다. 흔히 듣는 학과라 해도 경영학과와 경제학과의 차이, 생물학과와 생명공학과의 차이를 정확히 아는 학생은 별로 없다. 각 학과의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무엇을 배우는지 짐작할 수 있다. 또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해 미리 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이런 정보들을 통해 내 적성에 맞는 학과인지 알아볼 수 있다면, 이후에 겪을 시행착오와 정시 지원 시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시간이 남는다면 지금 시점에 하기 가장 좋은 일 몇 가지가 있다. 그중 최우선은 토플·토익·텝스 등 어학공부를 하는 것이다. 대학 생활에 대한 앞선 준비가 되기에 충분하다. 혹시 다시 도전하게 될 때에도 수능 외국어 영역에 대한 심층 대비가 될 수 있다. 여러모로 향후 몇 년간의 좋은 자산이 돼줄 수 있다.

운전면허나 컴퓨터 관련 기능을 습득해 두는 것도 좋다. 수능이 끝나면 많은 수험생이 흥청망청 헛된 시간을 보낸다. 의외로 대학에 가서도 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운전면허 준비를 12월에 시작하면 2월 말까지 3개월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이때 못 하게 되면 대학 졸업 후에나 면허를 따는 경우도 많다.

 여행을 떠나거나 못했던 취미생활을 하며 휴식을 취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정시에서의 마지막 격전을 앞두고 재충전이 된다. 또 그동안 신경쓰지 못했던 건강이나 외모를 돌볼 수도 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12년을 공부하느라 미뤄뒀던 자유의 시간을 의미 있게 만끽하며 마지막 정시의 격전을 준비하기 바란다.

김찬휘 티치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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