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서 유람선 술판 벌였다?’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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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인천을 지역구로 둔 한나라당 의원들이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후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중국 광저우에서 유람선을 타고 술을 마셨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북한의 공격을 받은 연평도는 인천시 옹진군에 속해 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28일 공식 논평을 내고 “광저우 아시안게임 폐막식 직전인 26일 오후 9시쯤(현지시간) 유람선 관광에 나선 이경재·조진형·홍일표 의원 등 인천 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술판을 벌였다”며 “같은 당 이학재 의원은 술 마시는 것이 부적절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인천시 시의원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유람선에서 중국 술을 마시는 사진과 함께 동영상도 갖고 있다”며 “찜질방으로 피란해 심적·육체적으로 힘들어하는 연평도 주민을 생각한다면 유람선에서 술판을 벌인 것은 분명 잘못된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연평도 공격 이후 민주당 소속인 송영길 인천시장에게 불리한 여론을 물타기 하기 위한 것”이라며 발끈했다. 송 시장은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 군이 포사격 훈련을 하자 자극받은 북이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태가 ‘남한의 책임’임을 연상케 하는 글을 올린 데 이어 연평도에서 포탄에 그을린 소주병을 가리키며 “이거 진짜 폭탄주네”라고 농담을 한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 측 주장에 대해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은 “당시 행사는 (2014년)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가 주최한 행사였고, 송 시장을 비롯해 천정배 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도 참석한 행사였다”며 “조직위가 테이블당 맥주 2병을 줘서 종이컵에 나눠 먹은 게 전부고, 유람선엔 민주당 홍영표 의원도 탔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송 시장의 ‘폭탄주’ 발언이 보도된 것에 대한 보복인 것 같다” 고 반박했다. 조진형 의원도 “당시 유람선 행사는 다음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인천 조직위에서 마련한 행사”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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