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한진 반응]

중앙일보

입력

한진·통일그룹은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가 전격 발표되자'당혹'과'우려'를 금치 못했다.전국경제인연합회도 공식논평은 자제하면서도 파장을 심히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진은'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며 앞으로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짤막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한진 고위관계자는"지금 무슨 할말이 있느냐"면서"단지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한진은 그러나"외국과 거래가 많은 기업 특성상 이미지 실추는 물론 경우에 따라 치명적인 피해도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대통령이 지난4월 한진그룹 경영체제의 변화를 언급하고 1백50여명이나 되는 국세청 인력이 들어올 때부터 예상은 했지만 추징액수가 엄청나 할 말이 없다"면서"특히 그룹을 이끌고 있는 3부자를 모두 고발한 것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진은 일단 경영체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지난 4월 조회장이 대한항공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고 조양호사장도 대외업무만을 맡는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

한진측은"항공쪽은 심이택(沈利澤)사장 중심으로 경영해 왔고 임원진도 교체했기 때문에 경영에 문제가 없다"면서"그러나 수사 상황에 따라 조수호사장이 맡고 있는 해운부문의 경영진에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통일 대주주인 통일교 재단 직원들은 연말께 있을 법원의 법정관리 인가결정 등 그룹 경영정상화에 파장이 미치지 않을까 당혹해 하는 모습.

그룹과 연관이 있는 세계일보에 어떤 영향이 갈지도 걱정하고 있다.재단측은"그룹이나 재단 차원에서 현재로선 공식 입장이 없다"며"앞으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전경련은"공식 입장은 없다"고만 밝혔으나 조중훈·조양호 회장이 각각 전경련 고문과 부회장직을 맡고 있어 내심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재계 일각에서는 보광 사태 이후 정부가 언론 탄압 시비에 휘말리자 국면 전환용으로 한진·통일 그룹의 세무조사 결과를 전격 발표한 것 아니냐라는 관측이 있다"며"재계에선'다음 차례는 누구일까'하고 크게 긴장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김동섭·고현곤·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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