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원조, 환경운동까지 봉사활동 영역 넓히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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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무료 백내장 수술 750만 건, 실명의 위기에 놓인 3000만 명 구제, 전 세계 안과병원 300곳 건립….’

 1917년 미국 시카고에서 결성된 이후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사’라는 신념으로 실명 예방·퇴치 사업을 벌이고 있는 국제라이온스협회의 봉사활동 이력이다. 이를 위해 쓰는 사업비만 3600억원. 전 세계 206개 회원국 134만여 명의 회원이 낸 회비로만 충당하고 있다. 시드 L. 스크럭스(71·사진) 국제라이온스협회 국제회장은 “정치와 상관없이 라이온스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봉사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2012년 부산에서 열릴 95차 국제라이온스대회를 앞두고 국내 회원들의 활동을 격려하기 위해 방한한 그를 23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제회장으로서 1년간 활동 목표는.

 “현장봉사에 좀 더 중점을 두겠다. 라이온스의 전통적인 봉사활동인 실명 예방·퇴치 사업을 포함해 위기에 빠진 청소년 구제, 식량 원조, 환경운동 등 전세계에서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맞춤형 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물질적인 측면뿐 아니라 어려운 이들의 ‘희망의 등대’가 되도록 노력하고, 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줘 자립할 수 있도록 돕겠다.”

 -라이온스와 언제 처음 인연을 맺었나.

 “전투기 조종사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 1965년 귀국했다. 전쟁에서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많은 것들이 파괴되는 걸 지켜봤다. ‘상생하며 사는 삶’에 대한 고민을 했다. 여러 봉사활동 단체에서 활동하다 현재 35년째 라이온스와 함께 하고 있다. 내 옆의 어려운 사람을 돕고 사랑으로 함께하는 라이온스의 활동이 매력적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 활동은.

 “안경 맞춰주는 봉사 활동을 위해 멕시코에 간 적이 있다. 앞을 거의 못 보는 90살 할머니에게 안경을 맞춰주자, 그 할머니는 제일 먼저 주머니에서 손자·손녀 사진을 꺼내 보곤 처음 아이들 얼굴을 봤다며 울기 시작했다. 이런 이야기들이 내겐 너무 많다. 나뿐 아니라 모든 라이온스 회원들이 비슷한 이야기가 있을 거고 이런 이야기가 많아질수록 더 큰 희망이 생길 거라고 믿는다.”

 -국제라이온스협회의 원조를 받던 한국이 이제 라이온스 봉사 기여도 3위로 올라섰다.

 “59년 협회가 생긴 한국은 현재 8만60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6·25전쟁 뒤 국제라이온스협회의 원조를 받던 한국이 이제 엄청난 기여도로 라이온스 강국이 됐다. 한국 리더십이 아프리카와 같은 어려운 나라를 위해 돕는데 좀 더 발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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