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사춘기 남자, 성충동 해소도 관리가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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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이정택의 한방 남성의학

이정택 한의사

수험생에게 있어 가장 큰 행사인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8일 치러졌다. 본인은 물론이려니와 주변의 가족 모두가 이 시험을 준비하느라 오랫동안 팽팽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기 마련이다. 시험공부를 하다보면 이러한 긴장이 주는 피로를 효과적으로 이겨내야 하는데, 사실 남자 수험생에게는 한 가지 더 극복해야 할 유혹이 있다. 한참 생리적으로 남성 호르몬이 적극적으로 분비되는 시절인지라 성적인 충동을 이겨내고 학습에 집중하는 것이 생각처럼 만만하지는 않다. 게다가 성적이 자신이나 주변의 기대에 못 미치고 공부에 대한 성과가 잘 나타나지 않으면, 심리적 불안감이나 우울함에 시달릴 수도 있는데, 이 때 사정(射精)을 통한 시원한 쾌감과 긴장의 이완은 비록 짧지만 상당한 위안으로 여겨진다.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지만, 남자들은 고환에서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정자가 고이고 고여 배설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에 일정한 주기로 사정에 대한 욕망이 커진다. 어쩌면 사춘기 때의 정기적인 자위(自慰)는 남자들에게는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인데 곁에서 이를 지켜보는 엄마의 입장에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사이좋은 부모와 아들 간이라도 성충동의 해소에 관해서는 대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춘기 남자 아이들에게 있어 성충동의 적절한 해결 여부는 실제로 성적(成績)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다. 아이들의 성행동이 문제가 되어 성적을 떨어뜨리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 정도로 구분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지나치게 억제를 강요하는 경우이다. 성 충동을 해결하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생각을 심어주어 억제를 강요하게 되면 사실 몸 따로 마음 따로가 되어 학습에 몰입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흔하게 생긴다. 책상에는 앉아 있는데 머리는 딴 생각에 빠져 있다면 사춘기 남자 아이의 경우 십중팔구는 게임 아니면 성(性)에 관한 공상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남성에게 있어 자위(自慰)등은 자연스런 과정이라고 설명을 해주고 다만 지나치지 말 것을 권고하는 것이 좋다. 이왕이면 지나치면 나빠질 수 있는 의학적인 내용을 조금은 자세히 설명을 해주는 것이 좋으며 자위의 빈도(頻度) 수도 가능하다면 구체적으로 제시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1주일에 한번 정도를 넘지 않도록 하자’처럼 말이다. 두 번째는 성에 관한 대화가 아예 단절되어 성행동이 지나친 경우이다. 아이들의 학습관리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엄마에 의해서 진행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엄마와 아들 간에 제일 대화하기 어려운 부분이 이 성문제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우리 아이는 괜챦겠지’하는 믿음 안에서 아이가 욕구를 자발적으로 조절해주길 바란다. 하지만 아이들은 욕구의 해결에 썩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흥분을 느끼면 억제하기 보다는 쉽게 풀려고 노력을 한다. 자위 시에 느끼는 오르가슴을 잊지 못해 조금만 스트레스가 주어져도 성적공상과 자위를 떠올리고 혼자 있는 공간과 시간을 원하게 된다. 자위에 대한 의존이 커지면 사정(射精)행위가 본인의 신체 요구수준 보다 많아지는 일종의 중독성 탐닉(耽溺)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정행위가 많아지면서 정(精)이 필요이상으로 소모되면 몇 가지 신체적인 변화가 나타나는데 칠상증(七傷證)이나 신정휴손(腎精虧損)이 그것이다. 성적(性的)과로에 빠진 아이들은 항상 피로를 느끼며, 집중력이나 기억력이 감퇴되고 이 상태에서 학습을 위한 뇌활동을 강요 당하다 보니 가벼운 두통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허리나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무력(無力)하기도 하고 소변을 자주보거나 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하면 몽정(夢精)이나 유정(遺精-흥분시 정액이 자신도 모르게 새는 현상)증상으로 곤란을 겪기도 한다.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아이의 머릿 속에 딴 생각이 많거나 아니면 뇌의 신경에너지가 부족해서 봐도 봐도 이해와 기억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라고 보면 된다. 그러므로 남자 청소년 아이의 경우는 성충동의 해결을 위한 합리적 모색이 성적향상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남자 자녀의 경우에는 아빠와의 대화가 상당히 중요하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를 경험한 아빠의 공감과 지도는 아이에게 좋은 성충동 해결 모델이 될 수 있다. 또 가능하다면 아이를 혼자 학습하는 공간에 놔두기 보다는 여럿이 모여 있는 학습 공간에 노출시키는 것이 욕구를 조절하기에 훨씬 용이하다. 컴퓨터나 IT기기 등도 거실 등의 노출된 장소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미 정(精)의 소모가 과도하여 피로 증상이 나타날 정도라면 굴이나 우유, 마, 검은 깨, 호두, 구기자, 오미자 등과 같이 정(精)을 보강하고 신경을 안정 시켜줄 수 있는 음식 섭취를 늘리면서 한 동안 금욕생활을 지켜나간다면 점차 회복할 수 있다. 2주 이상의 노력에도 회복이 되지 않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다. 사춘기 남자 아이들의 마음을 뺏는 것은 성(性)과 게임이다. 이 두 가지 유혹을 잘 관리하는 길이 아이를 학업에 몰두 할 수 있도록 돕는 길임을 기억하자. 한의사 이정택 '남性의학' 이전 칼럼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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