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팔방미인은 가라 … 필요한 기능만 똑똑하면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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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인 미국 AMD는 최근 ‘비전(VISION·사진 위)’이라는 브랜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정책은 CPU·GPU의 등급에 따라 제작되는 PC에 네 가지 표지를 붙이는 것이다. 일반 PC 사용자는 ‘VISION’, 온라인 게이머는 ‘VISION PREMIUM’이라는 마크를 단 PC를 찾으면 된다. 고사양 게임이나 디지털 콘텐트를 만드는 사람들은 ‘VISION ULTIMATE’, 최고 사양의 3차원(3D) 게임을 즐기려면 ‘VISION BLACK’이라는 브랜드 PC를 사면 된다. 이 회사의 나이젤 디소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소비자가 관심을 갖는 구매 기준은 PC로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이지 PC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 게 아니다”며 “비전 브랜드를 활용하면 기가헤르츠(GHz)와 기가바이트(GB)가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지 못해도 자신에게 맞는 PC를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특정 소비 계층에 맞게 기능을 특화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쉽게 해 주는 정보기술(IT) 기기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자주 쓰는 기능은 충족시키면서 가격은 합리적인 제품들이 잇따라 나왔다. LG전자의 ‘옵티머스원(사진 아래)’은 CPU 자체 성능은 처지지만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인 ‘프로요’를 탑재해 반응 속도를 올렸다. 내장 메모리도 400메가바이트(MB)에 불과하지만 외장메모리가 32GB까지 지원된다. 이 회사의 윤원일 과장은 “값이 덜 나가는 부품을 사용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데다 북미·브라질·러시아 등에선 현지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과 소프트웨어(SW)까지 차별화한 모델을 내놨다”고 강조했다.

 프레젠테이션 기능을 강화한 세일즈맨용 노트북PC도 인기다. TG삼보의 ‘에버라텍 프레젠터’는 노트북PC의 뒷면에 스탠드가 있어 세워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15인치(38.1㎝) 메인 액정화면(LCD) 위에 7인치 LCD 화면이 추가로 달려 있다. 작은 화면을 고객 쪽으로 돌리면 고객과 마주 앉아 있는 상황에서도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하다. 디자이너용 노트북도 있다. HP의 ‘Envy 15-1001TX’는 3D작업·포토샵·일러스트 등 멀티태스킹을 할 때도 CPU 사용률이 20%를 넘지 않아 구동 속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또 케이스 재질로 열을 식히는 알루미늄을 사용해 장시간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에게 좋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게임용 키보드 ‘사이드와인더 X4’를 출시했다. 최대 26개의 키를 한번에 작동할 수 있고, 여러 개의 키를 동시에 눌러도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다.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키보드 백 라이트도 갖춰 조명이 없는 공간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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