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간식 장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가격이 저렴하길래 욕심내 사온 과일들이 냉장고 한켠을 그대로 차지하고 있다. 맛도 밋밋해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이럴 땐 깨끗하게 씻어 말려보자. 추운 겨울, 가족의 입맛도 사로잡고 건강도 챙겨주는 간식으로 탈바꿈한다.

말리면 훌륭한 간식으로 변신

주부 이소영(33·강서구 방화동)씨는 먹을거리가 풍성해지는 가을이면 세살배기 딸 지혜를 위한 간식거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이씨는 “과일이나 채소를 건조시키면 상하지 않아 오래 보관할 수 있다”며 “특히 가을에 과일과 채소를 말려두면 겨울철 간식으로 요긴하다”고 설명했다.

사과는 0.5㎝ 정도로 얇게 썬 후 채반에 널어 4~5일 말린다. 사과의 갈변이 걱정된다면 잠시 소금물에 담갔다 말리면 된다. 소금물에 오래 담가두면 단맛이 줄기 때문에 소금물을 살짝 입힌다는 느낌으로 잠깐만 담가둔다.

말린 사과는 입에 넣으면 바로 침이 고일 정도로 새콤달콤한 맛이 강해진다. 그냥 먹어도 좋고 떡을 할 때 넣으면 향과 맛 모두 뛰어나다. 고구마는 과일과 달리 살짝 쪄서 말리면 더욱 쫀득하다. 약간 투명해질 정도로만 찌는 것이 좋다. 찐 고구마는 0.7㎝ 정도로 썰어 말린다.

음식을 말릴 때는 장소가 중요하다. 사방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채반에 널어 말려야 상하지 않고 제대로 말릴 수 있다. 겹쳐 놓으면 서로 닿는 부분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넓게 펴서 널어야 한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2~3일 말리면 된다. 말린 과일과 채소를 오래 보관하려면 밀봉한 후 냉동고에 넣어두면 된다. 며칠 내에 먹을 계획이라면 냉장고에 보관해도 된다.

껍질 속 영양까지 먹는 건강 간식

대표적인 말린 과일인 곶감은 비타민이 풍부해 감기 예방에 효과적이다. 곶감 표면의 하얀가루는 감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당이 농축된 것으로 가래를 삭이고 기관지의 열을 내려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겨울철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털어내지 말고 먹는 것이 좋다.

껍질까지 깨끗하게 씻어 말리면 껍질의 영양까지 섭취할 수 있다. 단, 껍질째 먹어야 하므로 구입 시 농약이 적은 것을 사고 말리기전에 베이킹소다나 식초를 이용해 깨끗하게 닦는다. 껍질에 영양가가 많은 포도와 귤은 겨울철 건강을 챙기는 데도 도움이 된다. 겨울철 대표 과일인 귤은 껍질을 잘 말려 끓여서 마시면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귤껍질에는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P가 알맹이보다 2배나 많이 들어 있다. 한약재로도 쓰이는 귤껍질(귤피)에 대해 동의보감은 ‘가슴에 뭉친 것을 치료하고 음식 맛이 나게 하며 소화를 잘 시킨다’고 적었다. 강남함소아한의원 김정열 대표원장은 “귤피의 신맛은 폐를 윤택하게 하고, 단맛은 기를 다스리며 위장을 조화시키고 갈증을 멎게 한다”고 설명했다.

포도도 대개 알맹이만 먹게 되는데, 포도껍질에는 항산화성분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건포도를 먹으면 된다. 철분이 많아서 빈혈증세 개선에 효과적이며, 몸의 독소를 제거해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 >
[사진=중앙포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