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곡물가 상승에 미국 농지값 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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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전 세계적으로 곡물 가격이 오르면서 미국의 곡창지대 중 하나인 중서부 지역의 농지 가격이 뛰고 있다. 농업 소득을 더 많이 올리려는 농민뿐 아니라 일반투자자까지 농지 구매 대열에 가세해 농지 가격을 올려놓고 있는 것.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중서부 농업지대의 농지 가격이 지난 3분기 9.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보도했다. 조사 대상은 미주리주 서부와 네브래스카·캔자스·오클라호마·와이오밍·콜로라도·뉴멕시코 북부 등을 포함하는 지역이다. 이들 지역의 농지 값은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지 값이 오르는 1차적인 이유는 올해 면화·옥수수·밀 등 주요 곡물 값이 많이 올랐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농사를 지어도 쏠쏠한 수입을 거둘 수 있게 되자 농지를 사려는 수요가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농지에서 시세차익을 올리려는 투자자들도 뛰어들었다. 인디애나주 소재 슈래더 부동산경매의 슈래더 사장은 “연기금을 포함한 외부 투자자들이 농지를 구입하고 있다”며 “그들은 농지를 지금 투자해야 하는 자산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곡물 가격의 상승세와 달러화 약세를 타고 내년에 미국의 경작지 면적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가 극심한 가뭄으로 내년 6월까지 곡물 수출을 중단한 상황이어서 전 세계가 미국의 곡물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또한 양적 완화에 따른 달러 약세로 미국 농산물들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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