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입시, 내신 낮추고 수능 높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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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현재 고2가 치르는 2012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내신(학교생활기록부) 비중은 줄어들고 수능 비중은 커진다. 수시모집의 지역균형선발은 내신 전형을 완전히 없애고 입학사정관제로 전환된다. 정시모집에서도 내신 반영 비율을 10%포인트 줄인다.

 서울대는 11일 이런 내용의 ‘2012학년도 대입 전형안’을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이다. 올해까지는 학교장이 추천한 고교별 내신성적 우수학생 3명씩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내신으로 1단계 전형을 치른 뒤 서류와 면접평가로 2단계를 진행하는 단계별 전형이다. 하지만 2012학년도에는 이를 완전한 통합 전형으로 바꿔 입학사정관제만 실시한다. 내신만 봤던 1단계 전형을 폐지하고 지원자 전원에 대해 면접 평가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백순근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이 같은 입시 변경안에 대해 “매년 지원자들 중 내신 만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고교에서 전략적으로 내신을 관리해 기계적인 만점자를 많이 배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별 추천 인원수를 기존의 3명에서 2명으로 줄여 모든 학생에게 면접 기회를 주는 전면적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교의 내신성적 부풀리기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정시모집 내신 비중도 줄어든다. 현재 서울대는 정시모집을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선발하고 있다. 수능만으로 2배수를 뽑은 뒤 수능과 학생부, 논술을 2:5:3의 비율로 반영하던 것을 3:4:3의 비율로 바꾼다. 내신보다 수능 점수의 변별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김경범 입학본부 교수는 “비율이 조정되긴 했지만 2012년 입시안부터는 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하던 심화과목 가산점이 사라진다. 내신 비중이 축소된다고 특목고에 특별히 유리한 점은 없다”고 말했다.

 오연천 총장이 언급했던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 대한 입학 기회도 늘어난다. 농생대에서는 전문계고(농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동일계 전형이, 사범대에서는 지역인재육성 특별전형이 각각 시범 실시된다. 이들 전형 역시 모두 입학사정관제로 평가한다. 모집 인원은 각 단과대의 3%에 해당하는 9명을 정원외로 선발할 예정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의 서울대 진입 장벽도 낮아진다. 기회균형선발전형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학생들 중 검정고시 합격자에게 지원 자격을 주기로 했다. 경영대의 특기자전형과 자유전공학부 인문계열에서 실시하던 논술고사는 폐지된다. 서울대는 새 입학전형에 대한 세부 내용을 내년 3월 초 발표할 예정이다.

박정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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