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센카쿠 동영상’ 유출자에 격려 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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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9월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의 충돌 장면을 담은 이른바 ‘센카쿠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한 인물이 밝혀졌다. 10일 요미우리(讀賣)신문 등에 따르면 고베(神戸) 해상보안부 소속 43세 주임항해사가 이날 자신이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고 상사에게 고백했다. 이 항해사는 4일 밤 ‘sengoku38’이라는 아이디로 유튜브에 문제의 동영상을 게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순시선에서 근무하던 중 상사에게 이 사실을 고백했고, 곧바로 경찰에 연행돼 비밀준수 의무 위반 혐의(국가공무원법 위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한 동료는 “오랜 세월 순시선을 타고 근무하다 보니 동료가 목숨을 걸고 중국 어선과 싸우고 있다는 사실이 감춰지고 있다는 데 울분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본 수사당국은 9일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일본법인을 압수수색해 영상 유포자의 IP 주소 등을 확보했다.

 해상보안청 직원의 소행임이 밝혀지자 일본 내 여론이 들끓고 있다. 고베 해상보안부에는 이날 오후 400여 건에 달하는 격려 전화가 쇄도했다. “국민에게 진실을 알려준 항해사는 아무런 죄가 없다”며 그를 영웅시하는 의견이 대다수다. 도쿄의 해상보안청 본부에는 “항해사를 즉각 석방하라”는 전화와 항의 e-메일이 300여 건에 달했다. 동시에 중국의 심기를 살피느라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간 나오토(菅直人) 정권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한 간 총리는 “국민에게 끝까지 쉬쉬하려다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야당 의원들의 질책에 “최종적으로는 관리책임을 다하지 못한 내 책임”이라고 사과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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