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소비 절반으로 줄여야 … 한국의 녹색성장 정책 인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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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세계적인 에너지관리 전문기업인 프랑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장 파스칼 트리쿠아(46·사진)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은 매우 인상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을 맞아 10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주도해서 녹색 성장이라는 전 지구적 사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 것 자체가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강조했다. 트리쿠아 사장은 이번 비즈니스 서밋의 녹색 성장 분과에서 ‘에너지 효율성 향상’ 분야의 의장(컨비너)을 맡았다. 에너지를 친환경적이면서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술,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등에 대한 토론을 주재하게 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전력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춤으로써 효율성 향상을 추구하는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트리쿠아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청정 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도 20여 년 동안은 대부분의 에너지가 화석 연료로부터 발생할 것”이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에너지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이고, 따라서 효율성을 높이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트리쿠아 사장은 “이번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을 준비하면서 전 세계 주요 에너지 기업의 CEO들이 에너지 효율화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았다”고 말했다. CEO들은 가정·빌딩·공장 등 모든 시설에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지능형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을 집중 논의했고,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트리쿠아 사장은 전했다. 그는 “투자를 통해 에너지를 절약하게 되면 그 효과가 투자 금액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도 중요한 과제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에너지 효율성 제고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슈나이더 에너지 대학’을 설립했다. 전 세계에서 2만여 명이 강의를 듣고 있다.

  그는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앞으로 10년 내에 지구상의 모든 빌딩이 ㎡당 에너비 소비량을 1시간에 100㎾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소비량은 250㎾ 수준이다. 그는 “한국의 스마트 그리드 정책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정책 방향과 일치한다”며 “한국이 선도적으로 스마트 그리드 기술 개발에 성공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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