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호화 논란 성남·용인 시청사 … 유리벽, 단열 패널로 가려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청사가 전면 유리로 되어 있거나 로비가 넓어 호화청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경기 성남시청(사진)·용인시청이 정부의 에너지효율 평가에서 ‘등외’ 판정을 받아 내년까지 유리벽 일부를 패널로 가려야 한다. 구본근 행정안전부 회계공기업과장은 8일 “2005년 이후 신축됐거나 건설 중인 28개 지방자치단체 청사의 에너지효율을 평가해 이미 신축된 21개 청사에 대해선 효율을 높이도록 시설 개선을 권고하고, 건설 중인 7개 청사는 설계를 변경해 공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21개 청사의 등급을 보면 성남·용인시청을 비롯해 전남도청, 서울 마포·금천구청, 부산 남구·동구청, 대구 달성군청 등 8개 청사가 등외 판정을 받았다. 3등급을 받은 경기 이천시청, 전북도청을 제외한 서울 성북·관악구청, 인천 옹진군청, 경기 광주시청, 충남 천안시청, 강원 원주시청, 전북 임실·부안군청, 경북 포항시청, 경남 사천시청 등 11곳은 4∼5등급을 받았다.

 행안부는 이번 평가에서 완공된 21개 청사 중 4∼5등급을 받은 건물은 3등급으로 올리고, 등외 등급을 받은 건물은 연간 ㎡당 에너지 사용량을 100㎾ 이상 줄이도록 했다. 1등급 건물은 연간 ㎡당 에너지 사용량이 300㎾ 미만이며, 2등급은 300~350㎾, 3등급은 350~400㎾이며 등외는 500㎾ 이상이다. 이에 따라 외벽이 유리로 된 청사는 내년까지 벽 안쪽에 단열재가 포함된 패널을 설치해 창의 면적을 줄이고 지나치게 넓은 로비에는 천장을 만들거나 칸막이를 해야 한다. 성남시청은 760㎡, 용인시청은 800㎡, 4등급을 받은 서울 용산구청은 1441㎡의 단열 패널을 부착해야 한다. 부산 동구청, 대구 달성군청 등 9곳은 2012년까지 태양광 시설을, 서울 관악구·금천구청은 태양열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구본근 과장은 “성남시청의 경우 시설 개선에 9억6000만원을 들이면 40년간 20억6000만원어치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행안부의 권고대로 개선될 경우 연간 1만200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줄어 상수리나무 59만3000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행안부는 다음 달까지 지자체로부터 시설 개선 이행계획을 받고 해마다 추진 실적을 점검해 권고를 따르지 않는 지자체는 명단을 공개할 방침이다.

김상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