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써니리] 인민은행의 周小川 총재: 환율문제는 중국식 '약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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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5일, 인민은행의 周小川 총재는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주어진 연설 시간 전부를 중의학과 서양의학의 차이에 대한 설명에 할애했다. 중국 화폐 평가절상을 요구하고 있는 미국의 압력에 대해 중국측 시각을 설명하긴 위한 방법이었다.
"서양의학은 한 방에 딱 환부를 도려내려하고, 중의학은 전체적인 건강상태를 고려하여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한다. 서양의학은 빠른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부작용도 적지 않다. 중의는 치료속도는 느릴지 모를지만 부작용이 적고 전체적인 건강상태를 개선시켜 준다."
중국이 알아서 '중국식 약발'을 넣고 있으니 채근하지 말라는 말을 완곡히 표현한 것이다.
지난 달 워싱턴에서 열린 모임에서 周小川 총재는 중국이 환율체제를 꾸준히 유연하게 개선하겠다고 천명하였다. 하지만 그는 또한 그 과정이 '점진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문제가 중국에 인플레, 실업율, 경제성장율, 국제수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복잡한 예술"이라고 설명했다.
"중의는 종합적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그는 오늘 연설을 위해 정말 百度 중의학 코너를 열심히 보고 온듯 했다. 그는 예상되는 반발질문을 예상한 듯 중의학의 '단점'에 대해서도 선수를 치며 설명에 들어갔다.
"서양의학에 비해 중의학은 이론적인 면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에 어려운 취약점이 있다." 복잡한 수학이론으로 무장한 현대 서양경제모델에 비해, '음양' 혹은 '기' 등 추상적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중의학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다.
히지만 한발 물러선 그는 바로 두 걸음을 앞으로 내딛었다. "그렇지만 중의학은 경험에 근거한 학문이다. 효과가 없으면 바로 약재배합을 조정할 수 있다."
'케인즈이론', '버냉키모델' 등 이론의 틀에 발목이 잡혀있는 서양경제이론에 비해 중국은 좀더 '실용적'으로 경제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는 논지였다.
연설을 마치자마자 환율문제를 토론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급히 또 어디로 향하는 그의 '중국식 약발 전략'이 서양사람들에게도 먹혀들지 궁금하다.

써니리 = boston.sunny@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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