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사이언스 픽션) 영화에서 보던 로봇을 현실에서 만드는 일은 정말 짜릿해요. 인간의 삶을 풍요하게 하고, 1가구 1로봇 시대를 여는 데 초석을 놓고 싶습니다.”
전남대 박종오(55·기계과 교수·사진) 로봇연구소장이 한국과학기자협회에서 주는 26회 ‘올해의 과학자상’ 수상자로 5일 선정된 뒤 밝힌 소감이다. 그는 올해 세계 처음으로 혈관 로봇을 개발했고, 2003년 세계 두 번째로 캡슐형 내시경, 2001년 세계 처음으로 대장 내시경 로봇 등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시상은 26일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리는 ‘과학 언론인의 밤’ 행사 때 한다. 그에는 순금 메달과 상패가 주어진다. 박 소장은 세계적으로 초소형 로봇 분야 개척자로 통한다. 그가 개발을 주도한 혈관로봇은 지름 1㎜, 길이 1㎝, 캡슐형 내시경은 지름 1㎝, 길이 2.5㎝, 대장내시경 로봇은 지름 2.5㎝, 길이 8㎝로 초소형이다. 현재 개발 중인 박테리아로봇은 눈에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게 만드는 게 목표다. 박 소장이 이런 로봇의 개발 아이디어를 내자 대부분의 사람은 불가능할 거라고 했다.
“로봇을 사람들한테 보여주기 위해서만 개발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거나 사람이 할 일을 대신 해주는 등 실질적으로 인간의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해요.”
그는 1980~90년대에는 10여 가지의 산업용 로봇을 개발해 삼성전자·현대자동차·대우자동차 등 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
박 소장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로봇연맹의 회장을 맡는 등 한국의 위상을 알리는 국제 활동에도 열심이다.
심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