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 공화, 미 의회권력 이동 … 오바마의 시련 시작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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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가 실시된 2일(현지시간) 크리스틴 오도넬 공화당 델라웨어주 상원의원 후보가 선거구 내의 한 학교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오며 웃음 짓고 있다. 오도넬 후보는 보수 유권자 운동단체 티파티의 지원으로 후보가 된 대표적 인물이다. [윌밍턴 로이터=뉴시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난 2년간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 성격이 담긴 미국 중간선거 투표가 2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이번 선거에선 연방 상원의원 100명 중 37명,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 주지사 50명 중 37명이 새로 선출된다. 미 주요 방송사와 여론조사기관은 투표종료 직후인 2일 밤(한국시간 3일 오전) 26개 주에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최종 결과는 3일 오전(한국시간 3일 오후) 드러난다.

 백악관과 의회 상·하 양원 과반을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현재 정치지형은 이번 선거로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막판 미국 내 모든 여론조사 결과는 공화당의 하원 과반 확보를 점쳤다. 이에 따라 대통령과 부통령(상원 의장)에 이어 권력서열 3위인 하원 의장 자리는 현재 민주당 낸시 펠로시에서 공화당 존 베이너 원내대표로 넘어갈 전망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선거를 앞둔 1일 경합지역 판세 역전을 위한 막판 홍보전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밀워키·필라델피아 등 경합지역 언론과의 연쇄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그들은 또다시 경제위기를 불러온 정책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인 미셸 오바마는 탈락 위기에 몰린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지원을 위해 네바다주를 방문해 지원유세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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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은 흑인과 젊은 층의 투표 참여를 위해 전화와 방문 등으로 투표 독려에 나섰다. 버지니아주 브라이언 코이 민주당 대외국장은 “유권자들에게 전화를 걸고 현관문을 두드리는 동시에, 얘기를 나누고 편지를 보내면서 투표를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대선 승리의 주역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조기투표에서 히스패닉계 투표율이 2006년에 비해 13% 상승했다”며 “매우 고무적인 일로 네바다와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등 접전 지역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6년 중간선거에선 투표에 참여한 히스패닉계의 69%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공화당은 지역별로 승세 굳히기 막판 유세와 광고에 집중했다. 마이클 스틸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미국인은 이번 선거를 통해 신선한 출발을 희망하고 있다”며 “공화당 승리의 기대가 현실화되지 않으면 미국은 앞으로 2년 동안에도 지금과 같은 여러 문제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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