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언론계 거물들 모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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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대문과 WAN 상징인 지구본을 결합한 WAN 서울총회의 로고.

세계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인들이 서울에 모인다. '언론의 유엔 총회'로 불리는 세계신문협회(WAN) 제58차 총회가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4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WAN은 100여 개국 1만8000여 언론사를 회원으로 보유한 세계 최대의 언론기구다. 신문 제작 책임을 맡고 있는 편집인들의 모임인 '세계 에디터 포럼(WEF)'도 총회와 함께 진행된다.

미디어 융합 등 급변하는 환경에서 신문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런 문제 의식을 공유한 때문인지 신문 업계의 '큰 손'들이 대거 서울행 비행기표를 끊었다. 19일 후 서울은 세계 미디어의 중심이 된다.

◆ "가자, 서울로"=D-19. 한국신문협회는 손님을 맞을 채비로 밤낮없이 바쁘다. 협회는 이번 대회가 우리나라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고 국내 신문산업의 도약을 이끄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10일 현재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유명 인사들이 서울행을 결정했다. 아서 설즈버거 미국 뉴욕 타임스 회장, 마이클 골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 발행인, 하코시마 신이치 일본 아사히신문 사장, 펠레 퇴른베르크 영국 메트로 인터내셔널 회장, 미하엘 그라브너 독일 홀츠브링크 그룹 부회장, 스기다 료키 일본 닛케이신문 사장, 장샤오가오 인민일보 편집인 등이다. 대회에는 모두 1500명가량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머리를 맞대고 신문의 내일을 고민하자"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신문의 길'찾는다=신문이 어렵다고 하지만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WAN에 따르면 새로운 비즈니스로 큰 수익을 올리는 신문사도 많다. 스페인.이탈리아 등에선 신문이 '뉴스 공급자'를 넘어 '문화 서비스 공급자'로 자리잡고 있다. 신문 가판대에선 신문과 함께 신문사가 만든 CD.비디오.백과사전 등이 팔린다. 핀란드 등 북유럽에선 모바일과 신문의 결합이 활발하다.

그럼 여러 성공 모델을 각 신문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그 해답이 이번 WAN 총회와 포럼 속에 있다. 대회 기간 내내 수많은 신문의 성공전략이 소개되고, 지혜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된다.

우선 총회는 '혁신을 통한 기회 포착:성공의 열쇠'를 주제로 다양한 강연을 펼친다. 설즈버거 뉴욕 타임스 회장은 커뮤니케이션의 소비 방식 변화와 미디어 전망을 풀어놓는다. 하코시마 아사히신문 사장은 인쇄 매체와 차세대 미디어의 결합에 대해 이야기한다. "독일의 경우 지난 60년 동안보다 최근 6개월간 창간된 신문이 더 많다"는 그라브너 홀츠브링크 그룹 부회장은 저렴하고 콤팩트한 신문 등 새로운 실험들을 소개한다.

에디터 포럼 역시 최신 정보로 가득하다. 시민 저널리즘, 판형 변화, 프라이버시 보호 등을 주제로 강의와 질의 응답이 진행된다.

◆ 다채로운 부대행사도=서울 총회에선 역대 대회에선 볼 수 없었던 행사도 많다. 우선 에디터 포럼에선 전 세계 블로거들과 토론하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포토 저널리즘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세계보도사진전도 대회 기간 중 개최된다. 전 세계 언론사에서 출품한 보도사진 중 엄선한 작품들을 골라 전시하는 자리다. 신문산업의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전시회인 '인포 서비스 엑스포 2005'도 즐길 수 있다.

올해는 특히 '인쇄 신문 400주년'을 맞아 신문 역사물 제작과 멀티미디어 쇼 등 특별 기념행사도 마련됐다. 1605년 최초의 인쇄 신문이 발행됐다는 증거가 최근 발견되면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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