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 B20 … 열흘 앞으로 ① 무역 장벽을 넘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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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일 열리는 서울 주요 20개국(G20) 비즈니스 서밋은 ‘지속 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란 주제하에 4개의 개별 분과(무역투자, 금융,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로 나뉘어 진행된다. 다시 4개 분과에선 각각 3개씩, 모두 12개 소주제 그룹이 가동돼 보고서 최종 문안 작업을 벌인다. 서울 비즈니스 서밋의 하이라이트는 글로벌 CEO들이 직접 참가해 토론하는 라운드 테이블 회의다. 서울 비즈니스 서밋에서 논의될 주요 내용과 쟁점을 미리 알아본다.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의 무역·투자 분과는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 확대 방안, 외국인 직접투자(FDI), 중소기업 육성 등 세 가지 소주제를 다룬다. 금융위기 이후 보호무역의 부활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데다 글로벌 환율 전쟁의 여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CEO들이 어떤 목소리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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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역 확대방안’과 관련해서는 홍콩 리&펑 그룹의 빅터 펑 회장이,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해서는 네슬레 회장인 페터 브라벡 레트마테가 컨비너(회의 주재자)를 맡아 회의를 이끈다. 중소기업 육성에 대해서는 영국 통상장관으로 내정된 스티븐 그린 HSBC 회장이 사회를 본다. 국내 기업인 중에는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무역 확대 방안 회의에, LG 구본무 회장이 중소기업 육성 회의에 각각 참석한다.

 ◆“무역금융은 규제 대상에서 빼달라”=회의에서는 보호무역 조치를 억제하기로 한 G20 정상들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1차 G20 회의(2008년 11월) 이후 645건의 새로운 무역제한 조치가 도입됐다며 개선을 촉구할 예정이다. 기업인들은 특히 금융규제가 기업 활동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기업인들은 무역금융이 ▶단기 비중이 높고 ▶채무 불이행 비율이 낮으며 ▶수출입 제품을 담보로 해 일반 기업대출에 비해 위험성이 적다는 점에서 무역금융을 규제 대상에서 빼줄 것을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10년째 끌어온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불씨를 살리는 작업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2001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출범한 DDA는 우루과이라운드(UR)의 뒤를 이어 농업과 비농산물, 서비스, 지적재산권 분야의 무역 자유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출범 당시 2005년 이전에 일괄타결 방식으로 끝내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시한 연장만 거듭되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 권영대 동향분석실장은 “내년에 DDA가 타결을 위한 결정적인 전기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 DDA 협상을 재조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 직접투자를 촉진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1990∼2009년 전 세계 외국인투자는 다섯 배 이상 확대됐다. 하지만 9·11 테러 이후 국가안전 보장 등을 이유로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한 규제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글로벌 CEO들의 시각이다. 보고서는 생산성과 창의성 제고 측면에서 외국인 직접투자를 촉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육성 필요성 공감=중소기업 문제를 소주제로 포함시켰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조직위 관계자는 “비즈니스 서밋이 대기업 중심의 회의라는 점에서 그들만의 리그로 비춰질 수 있겠지만, 중소기업 관련 주제를 의제에 포함함으로써 전 세계 여러 기업의 목소리를 담게 됐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혁신 시스템 정착, 고용 창출과 같은 주요 이슈에서 중소기업의 중요성과 공헌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게 참가 CEO들의 시각이다.

 회의에서는 여러 제약조건에 직면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 방안이 모색될 예정이다.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세제, 정부 조달시장의 까다로운 입찰, 복잡한 인허가 절차, 숙련된 노동력 확보의 어려움, 정보 접근성 등에 대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할 전망이다. 

B20 주제별 의장(컨비너)

▶ 무역·투자

-빅터 펑 리&펑 그룹 회장

-페터 브라벡 레트마테 네슬레 회장

-스티븐 그린 HSBC 회장

▶금융

-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회장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방크 회장

-마쿠스 발렌베리 SEB 회장

▶ 녹색 성장

- 장 파스칼 트리쿠아 슈나이더 일렉트릭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 디틀레프 엥겔 베스타스 윈드 시스템 회장

▶ 기업의 사회적 책임

-조셉 선더스 비자 회장

-크리스 고팔라크리슈난 인포시스 회장

- 하세가와 야스치카 다케다제약 회장

-신시아 캐럴 앵글로 아메리칸 대표

자료: G20 비즈니스서밋 조직위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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