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C(동양방송) 시간여행] 19회 '고교야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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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가득 메운 응원의 함성속에 2010년 코리안시리즈는 SK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출범 30년을 앞두고 있는 프로야구는 600백만 관중에 육박하며 이제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프로야구 출범전에는 어땠을까요.

국가대표 A매치에 버금가는 관중을 몰고다닌 당시 최고의 스포츠이벤트는 고교야구였습니다. 이제는 사라져버린 검은 교복의 응원부대와 일반 관중들로 꽉 들어찬 동대문 야구장으로 가보겠습니다.

1967년 막을 올린 대통령배 고교야구. 명칭에 걸맞게 박정희 대통령의 시구로 시작된 이 대회는 한해동안 열리는 고교 야구중 가장먼저 열리는 대회였습니다.

1,2회 대회 우승과 70년부터 72년까지 3연패 그리고 74년 우승까지 당시 고교야구의 최강자는 경북고였습니다. 경북고가 충암고를 8-0으로 누르고 대통령배를 영구 보존하게 된 1972년은 이름만 들어도 걸출한 스타들이 많이 배출된 해이기도 합니다. 김봉연.김일권.김준환.이선희.박철순.. 프로야구 출범 후에도 한동안 야구팬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스타들입니다.

당시 고교야구는 인기가 워낙 높아 중계아나운서가 서울 동대문야구장 담을 넘는 일도 생겼었습니다. 1975년 봄 당시 동양방송 TBC 야구 중계를 맡은 유수호 아나운서는 출입구까지 막아선 관중 때문에 담을 넘고서야 겨우 시간에 맞춰 중계석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제는 시들해진 고교야구 인기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 동대문야구장의 풍경이 추억으로만 남았습니다. 내년부터는 고교야구가 주말리그제로 실시된다고 합니다. 화려하진 않아도 내실 있는 고교야구가 되었으면 하네요. TBC 시간여행이었습니다.

글=강정현 기자, 영상=최영기 PD, 차주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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