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썬 중국대사 인터뷰] “국가 간 무역불균형 해소 G20서 이슈화해선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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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불균형 해소를 정치이슈화해선 안 된다.”

 중국이 미국 등으로부터 위안화 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장신썬(張鑫森·사진) 주한 중국대사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무역 불균형 문제가 핵심 의제로 부각되는 데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장 대사는 28일 중국대사관에서 열린 본지와 인터뷰에서 “G20 회의에선 각국 간 경제 협력의 강도와 지속 가능성, 균형 문제가 동등하게 다뤄져야 한다”며 “균형을 지나치게 강조해 나머지를 소홀히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G20 회의에서 각국의 보호무역 기제 철폐와 개도국의 발언권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남정호 국제부문 데스크가 진행했다.

 -이번 회담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하나.

 “서울 G20 정상회의는 아시아에서, 또 신흥시장 국가에서 개최되는 첫 회의란 의의가 있다. 중국·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참가국들이 서로의 발전 경험을 공유하는 장이 됐으면 한다. 국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선 금융 감독을 강화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개도국의 발언권과 대표성이 지금보다 커져야 한다. 자유무역을 위해 각국의 보호주의적 정책들도 이번에 철폐돼야 한다.”

 -환율 불균형 문제로 국제사회가 뜨겁다.

 “중국은 무역의 균형과 지속을 추구하지 일방적 이익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달러당 위안화의 환율은 2005년 이후 20% 이상 절상됐다. 그럼에도 이 기간 미국에 대한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도리어 대폭 늘어났다. 환율과 무역수지가 무관한 문제라는 얘기다.”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위치로 부상한 이후 많은 부분에서 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솔직히 미국과 여전히 격차가 크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커졌지만 인구가 많아서일 뿐, 1인당 GDP는 이제 3000달러를 넘었으며 이는 세계 100위권에 해당한다. 중·미 간 우호는 세계평화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내년 초 미국을 방문하는데 서로 간 갈등과 민감한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 것으로 기대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중국이 대북 관계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한반도 비핵화와 동아시아 평화를 푸는 해법은 6자회담 재개다. 6자회담은 이미 9·19 공동성명 합의 등 많은 역할을 했다. 현재 당사국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협상 재개의 관건인데 중국은 이를 위해 참가국들 간의 소통과 협력이 증진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다.”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늘고 있다.

 “외국인 고객이 많은 한국의 한 백화점은 올해 국경절 연휴(10월 1~7일) 기간 중국인 상대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380%나 늘었다고 한다. 반대로 상하이 엑스포를 찾은 외국 관광객 중 3분의 1은 한국인이었다. 양 국민의 상호 방문이 늘어날수록 서로 간의 이해와 교류의 폭이 커진다. 내가 접촉한 중국의 지방 당정 책임자들은 모두 한국 지자체·기업과의 합작을 매우 중시하고 있었다.”

정리=이충형,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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