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프랑스 와인 ‘숭례문’ 마시면 1병 1000원씩 문화재기금 쌓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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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프랑스 보르도 와인 ‘숭례문’을 마시면 한국 문화재 보존기금이 적립된다.

프랑스 샤토 가호사의 레드 와인 ‘그랑 포르테 뒤 수드(Grande Porte du Sud·남쪽의 큰 문)’다. 2008년 프랑스 출시 이후 파리의 80여 개 한식당에서 레드 와인 판매 1위를 기록한 와인이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김종규)은 국순당(대표이사 배중호)과 문화유산보전기금 후원약정식을 28일 체결했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은 모금·기부 받은 자금으로 문화유산 매입·보전 등의 활동을 펼치는 특수법인이다. 국내에서 와인 1병이 팔릴 때마다 술을 수입하는 국순당이 500원, 샤토 가호사가 500원을 기부한다. 샤토 가호사는 프랑스·일본 등 해외에서 판매되는 ‘숭례문’ 와인에 대해서도 병당 0.3유로(약 500원)를 내놓기로 했다.

 샤토 가호사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작은 와이너리다. 연간 생산량은 약 10만 병. ‘숭례문’ 와인 생산량은 2만5000~3만 병 규모다. 한식을 좋아하는 오너 2세 프랑소와 게즈가 불고기·갈비 등에 어울리도록 한국인 소믈리에들과 함께 개발했다. 소믈리에 황지미씨는 “오크통에서 숙성한 와인은 간장 소스를 사용하는 한국식 육류 요리에 곁들이면 비릿한 맛이 올라온다”며 “스테인레스통에서 숙성시킨 숭례문 와인은 과일향, 신맛이 강해 한식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병에는 숭례문 그림과 함께 ‘남대문은 한국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문화재’로 시작되는 상세한 설명이 적혀있다. 프랑소와 게즈는 2005년 방한해 숭례문을 인상 깊게 봤다고 한다. 한식 전용 와인 출시를 앞두고 있던 2008년, 불탄 숭례문 앞에서 한국인이 우는 모습에 충격을 받아 ‘숭례문’을 브랜드로 삼았다는 것이다. ‘숭례문’ 와인은 백화점·한정식집 등에서 한정 판매된다. 백화점 판매가는 병당 4만원대.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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