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인삼 ‘반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안성인삼’이 금산·강화·개성·풍기 인삼을 제치고 전국 최고 인삼으로 뽑혔다. 2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막을 내린 대한민국 인삼축제에서 체형우수(인삼왕), 대편삼(미스터 인삼), 특이모형 등 3개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휩쓴 것이다.

 행사에서 김일봉(52·안성시 일죽면)씨가 출품한 무게 75g 이상의, 사람 체형과 비슷하게 생긴 인삼이 ‘인삼왕(사진)’을 차지했다. 김씨는 일죽면과 죽산면에서 1만2000㎡의 인삼밭을 경작하고 있다. 김씨는 “밭갈이를 통해 토양을 잘 만들고, 유기농법을 한 게 비법”이라고 말했다. 무게 800g의 천지삼을 출품한 김영겸(61)씨와 모양이 독특한 인삼을 출품한 박진흥(52)씨도 부문별 1등을 차지했다.

 안성인삼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지형과 기후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성의 인삼재배 지역은 경사 25도 이하, 해발 500m 미만으로 배수성이 좋다. 또 동절기가 짧아 인삼 뿌리를 단단하게 하는 데 유리하다. 금산·강화 지역은 매년 인삼을 심고 키우는 재작(再作), 연작(蓮作)으로 토질이 거칠어진 반면 안성은 황토질이 많은 초작지(初作地)가 많은 것도 강점이다.

 안성 지역에서 인삼이 재배된 것은 1950년대부터다. 6·25 전쟁 당시 개성에서 피란을 온 이들이 소규모로 인삼을 심기 시작해 1959년 안성인삼조합을 설립했다. 최근에는 강화·금산의 인삼 재배 농가들이 속속 안성으로 이주해 오면서 인삼 재배는 2006년 235㏊에서 현재 266㏊로 늘었다.

 박두희 안성시 농정과장은 “우리 시의 인삼 재배 농민들의 경력이 평균 30년 이상인 달인들”이라며 “이번 수상으로 안성인삼이 전국 최고의 품질임을 입증하게 됐다”고 했다.

안성=최모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