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대우루컴즈 윤춘기 사장 수출·로열티로 560억 벌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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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2002년 대우전자가 워크아웃에 들어가 PC 모니터사업 부문 직원들은 칼바람에 거리로 내쫓겼죠. 그러나 직원들은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의기투합해 '독립'을 선언했죠. 그런 회사가 이젠 기술력을 인정받아 로열티를 받고 수출까지 합니다."

퇴출 사업을 수출 효자로 일군 윤춘기(48.사진) 대우루컴즈 사장. 모니터 하나만으로 2003년 400억원(영업이익 13억원), 지난해 530억원(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매출 목표는 650억원.

대우루컴즈는 특히 올해부터 중국 가전업체인 씽씽그룹에 10년간 브라운관(CRT).액정화면(LCD) 모니터 기술을 수출한다. 다음달부터 중동.러시아 등의 현지 기업과도 기술 수출 협상을 벌인다. 윤 사장은 "씽씽그룹에서 개발비로 50만달러, 로열티로 올해에만 약 50만달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고생했던 직원 모두 뿌듯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전자가 워크아웃에 들어갈 당시 윤 사장은 모니터사업부 기획영업부장이었다. 그는 동료 20명과 마음을 합쳤다. 퇴직금 등으로 20억원을 모았고 그 돈을 밑천으로 이 사업 부문을 떼내 2003년 초 새 회사를 설립했다. 이때부터 직원들은 명절을 빼고 매일 출근했다.

윤 사장은 대우루컴즈의 성공 비결은 글로벌화.디자인.정예화 등 '3색 경영전략'이라고 말했다. 윤 사장은 "해외로 눈을 돌려 수출 비중을 75%로 맞췄다"며 "'더 얇고 예쁘게' 만든 디자인도 승부수였다"고 설명했다. 또 조직 정예화를 위해 연구개발과 마케팅 부문을 제외한 생산 및 지원 부문을 아웃소싱했다. 그래서 직원이 59명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대부분(30여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다.

윤 사장은 올해 들어 환율이 떨어지자 고민하고 있다. 그는 "올해 연평균 달러당 975원 기준으로 27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계획이었으나 환율이 변수"라고 말했다.

그의 꿈은 2010년에는 매출 7000억원이었던 옛 대우전자의 영광을 되찾는 것이다. 대우루컴즈는 PC모니터에 그치던 사업 영역을 올해부터 LCD TV로 넓힐 계획이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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