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사망자 10만명 중 6만명이 민간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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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호 04면

지난 7월 아프가니스탄 전쟁 기밀 문건을 폭로해 파문을 일으킨 내부고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3일 이라크전 기밀 문건 39만 건을 폭로했다.

위키리크스, 이라크전 기밀문서 39만 건 폭로

2004년 이라크 침공 이후 미국이 한번도 공개하지 않은 이라크인 사망자 수, 미군의 오인 사격 사례, 이라크 당국의 수감자 학대 사례가 포함됐다. 영국 BBC방송은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밀 문건 유출”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과 아랍권의 알자지라, 미국 뉴욕 타임스 등은 문서 39만1832건을 미리 분석한 보도를 톱 기사로 내보냈다.

이에 따르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라크전 사망자는 10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66%인 6만6081명이 민간인 희생자였다. 미군에 의해 ‘적’으로 분류된 이라크인 사망자는 2만3984명, 이라크 군경은 1만5196명이다. 이에 비해 연합군 사망자는 3771명이었다. 이 때문에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전 실상을 축소·은폐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문서에 따르면 2005년 8월 31일 바그다드의 한 다리 위에서 공포에 휩싸인 군중이 몰려들면서 한꺼번에 950명이 숨졌다. 2006년 12월엔 3800명의 민간인이 희생되기도 했다. 미군의 오폭도 많았고 투항 의사를 보인 반군을 사살한 사건도 있었다.

2007년 2월 22일 미군 아파치 헬기 조종사는 2명의 남성이 항복할 뜻을 밝혔다고 상부에 보고했지만, ‘그들이 항공기에 투항할 수 없기 때문에 유효한 표적’이라는 미군 법무관의 ‘조언’에 따라 총격을 가했다. 18차례의 오인 사격으로 미군 7명이 죽고 34명이 부상한 사건도 있다.

미국은 이라크 군경이 자행한 학대 행위에도 침묵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쟁 수행 6년간 이라크 수용소에서 최소 6명의 수감자가 숨졌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구타와 불 고문, 채찍질, 감전사와 관련한 보고는 수백 건에 이르렀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 중에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핵심부대인 쿠드스(Quds)군이 이라크 반군 세력을 저격수로 훈련시키고 이라크 관리 암살을 지원했다는 보고도 나왔다.

제프 모렐 미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위키리크스의 군 기밀 폭로가 “미군과 동맹국 군인, 이라크인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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