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전자인력 모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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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자동차 업체들이 전자 분야의 인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내비게이션과 전자제어장치(ECU), 인터넷 등 전장(電裝) 부품이 자동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는 대학에 장학금을 주면서 전자 인력을 입도선매하기도 한다.

국내 최대의 자동차 부품 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이공계 신입사원 56명을 채용했다. 이 중 전자.전기 계열 출신이 48%(27명)로 기계 계열(35%)을 처음으로 제쳤다. 이 회사는 웬만한 전자회사의 연구진용에 맞먹는 전자 인력을 갖췄다. 올해 매출 목표 6조8000억원 가운데 전자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른다. 2007년께는 50%에 달할 전망이다. 이 회사의 박정인 회장은 "미래의 환경차인 하이브리드(전기+휘발유)나 연료 전지 차량에는 전자전기 부품 값이 차량 가격의 50%에 달할 것"이라며 "우수한 전자 계열 전공자의 확보가 자동차 사업의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일부 대학에 장학금을 지원하면서 인력 확보에 적극적이다. 현대차도 지난해 채용한 연구원 가운데 전자 계열 전공자의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10% 선에 그쳤다. 자동차용 전자 브레이크 등을 만드는 만도도 이와 비슷하다. 지난해 60여명의 이공계 신입사원 중 30%가 전자 계열이었다. 만도는 지난해부터 경북대 전자과 재학생 10명을 선발해 매년 장학금을 주는 등 인재 확보에 열심이다. 자동차공업협회 강철구 이사는 "현재 자동차 생산원가에서 전자 관련 부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 수준이지만 2010년에는 40%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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