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목받는 베니스의 한옥 … 아이는 다락서 놀고 어른은 누마루 앉아 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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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11월 21일까지)에 선보인 도시 한옥. [아르코미술관 제공]

제12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이 인기다. 한국관 안에 실제 크기로 선보인 한옥이 관람객들에게 주목 받고 있다. 한국관 전시를 총괄한 커미셔너 권문성(성균관대) 교수는 20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귀국 보고회에서 “하루 700~800명(주말 1200명)이 꾸준히 찾고 있다. 예전보다 20~30% 늘어난 수치”라고 밝혔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다락으로 달려 올라가고, 어른들도 약속이나 한 듯이 누마루 위에 앉아서 기념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8월 29일 개막된 올 베니스 건축전에 출품된 한옥은 도시 한옥 작업으로 잘 알려진 건축가 조정구씨의 작품이다. 현재 자신의 가족, 즉 아내와 네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자신의 서대문 도시 한옥의 일부를 재구성했다. 정태도 도편수와 목공팀, 그리고 두 명의 스태프가 국내에서 치목(治木·제작)해 베니스 현지에서 한 달이 넘게 조립했다.

 권 교수는“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서울의 건축을 표현하는 데 한옥이란 공간의 특성이 잘 맞았다”며 “햇빛이 드는 전시장 환경과도 잘 어울리고, 단단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국관에는 서울의 골목길·아파트·공공시설 등을 주제로 한 이상구(경기대 교수)·이충기(서울시립대교수)·신승수(디지오즈 대표)·하태석(아이아크 대표)의 작품이 함께 전시됐다.

 권 교수는 이번 전시에 대해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5명의 건축가들이 함께 힘을 합쳐 만든 작품의 완성도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전시를 준비하는 데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과 예산을 해결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건축에 대한 조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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