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대사 일본 방문 벽화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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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천시 신륵사 외벽에서 최근 발견된 '사명대사행일본지도'. 사명대사가 임진왜란 전후 교섭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모습을 그린 19세기 초 벽화로 추정된다.

임진왜란 직후인 1604년 전후 교섭대표로 일본을 방문한 사명대사(1544~1610)의 모습을 그린 벽화가 발견됐다. 충북 제천시 덕산면 신륵사의 극락전 외벽에 그려진 이 벽화는 가로 17.4m, 세로 8m 크기로 왼쪽 상단에 '사명대사행일본지도(四溟大師行日本之圖)'라는 글씨가 씌어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명대사의 방일 관련 그림은 경남 밀양시 표충사의 8폭짜리 병풍 그림뿐이었다.

충청대 박물관의 장준식(불교미술)관장은 "신륵사의 단청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벽화를 발견했다"며 "사명대사가 가마를 타고 있고 일본인으로 보이는 100여명이 앞뒤로 호위하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필법으로 볼 때 19세기 전반 경상 북부, 충청 북부 지역에서 불화 제작을 주도한 신겸 스님의 1805년 전후 작품으로 보인다"면서 "월악산 속에 파묻혀 있는 워낙 작은 사찰이라 그동안 벽화 내용이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라 진흥왕 4년(582년)에 창건된 신륵사는 규모는 작지만 벽화 136점과 단청 130점을 보유하고 있는 고찰이다. 사명대사는 당시 일본으로 건너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강화회담을 한 뒤 조선인 포로 3500명을 인솔해 귀국했다.

배영대 기자,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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