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 음료 11개월만에 300만병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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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북 문경 오미자로 만든 한방 음료 ‘고향 오미자’가 최근 300만병 판매를 기록했다. 시판 11개월 만이다. 매출액은 15억원.

‘고향 오미자’는 경북지역 약용작물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설립된 경북청정약용작물클러스터사업단(단장 정우석)이 선보인 첫 제품이다.

12일 대구시 중구 대봉동 대백프라자 지하 1층 식품관 안 경북청정약용작물클러스터사업단 매장 ‘온샘’에서 시민들이 약용작물로 만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클러스터사업단은 출범 이후 안동 마와 영주 풍기인삼, 문경 오미자 등 경북 북부지역의 세 가지 약용작물을 우선 개발 대상으로 선정했다.

사업단은 지난해 문경 오미자의 한방 음료화 아이디어를 들고 광동제약을 찾았다. 연구비를 지원하며 제품 개발과 유통을 의뢰한 것. 사업단은 광동제약과 매출액의 2%를 로열티로 받는데 합의했다. 또 5년간 문경 오미자를 원료로 사용하기로 약속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11월 ‘고향 오미자’를 개발한 뒤 자체 유통망을 통해 300만병(한 병에 500원)을 판 것이다. 사업단은 덕분에 로열티만 3000만원을 확보했다.

정 단장은 “광고 한번 하지 않고 1년도 채 안 돼 한방 음료로 매출 15억원을 달성한 것은 경이적인 성과”라고 자평했다.

풍기인삼은 수출 길을 열었다.

사업단은 영주의 홍삼특산물영농조합법인을 수출 바이어와 연결시켰다. 벨기에에 홍삼진액 월 1400만원 어치를 수출하는 계약이다. 사업단은 여기서도 계약금의 2%를 로열티로 받는다. 또 ‘비타500’과 함께 광동제약의 주력 제품인 ‘광동6년홍삼경옥’에 들어가는 원료를 금산인삼에서 풍기인삼으로 돌렸다. 연간 10t 중 절반인 5t(3억∼5억원) 물량이다.

안동 마는 요구르트로 개발 중이다. 시제품은 개발됐고 11월쯤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업단은 제품 개발과 함께 자체 유통망도 구축했다.

사업단은 대구백화점의 협조로 지난 7월 대백프라자에 약용작물 제품 전용매장인 ‘온샘’을 무료로 열었다. 그동안 도매시장이나 인터넷 판매 등 산발적이던 약용작물 제품의 유통망을 한데 묶은 공식 매장이다. 여기서는 사업단이 선보인 건강기능식품을 체험하고 구입하는 것은 물론 북안동농협·두루존 등 사업단과 연계된 7개 기업 20여 종의 제품도 판매한다. 온샘은 이번 추석 연휴에만 1600만원 어치를 팔았다. 또 이곳에 입점한 안동흑마는 월 매출 1억원을 올리고 있다. 사업단은 이와 함께 서울 롯데쇼핑과도 협력이 성사 단계에 이르렀다.

정 단장이 롯데쇼핑에 근무한 게 인연이 돼 롯데월드와 롯데호텔·롯데면세점 등에 약용작물 제품을 납품하기로 약속한 것. 또 연간 300만이 찾는 롯데월드 출입구 쪽에 10평 크기의 전용매장도 개장을 추진 중이다.

선진 농업의 필수조건으로 농업 마케팅을 강조하는 정 단장은 “농산물 산업화는 고품질 제품을 어떻게 소비자의 구미에 맞도록 생산·디자인하고 유통하느냐의 문제”라며 “우선은 국내 유명 제약사의 노하우를 경북 약용작물과 결합하는 전략을 구사했다”고 말했다.

글=송의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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