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일으킨 쇼핑 혁명 … 동네 가게 판도까지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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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사는 이민주(36)씨는 스웨덴 가구·생활용품 브랜드인 이케아(IKEA)를 애용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근 이스트 팰로앨토시의 대형 매장을 찾았지만 요즘은 회사 일이 바빠 휴대전화로 쇼핑한다. 아이폰에 이케아의 ‘인터랙티브 카탈로그’ 애플리케이션(앱·응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은 뒤부터다. 그는 “아이폰 카메라로 집 거실을 비춘 뒤 이 앱을 구동하면 원하는 가구의 이미지를 화면 속 거실 이곳저곳에 배치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결제·배송도 한 번에 가능하다.

스마트폰은 상거래 방식에 일대 변화를 몰고 왔다. 10여 년 전 PC 대중화와 함께 시작된 온라인 쇼핑의 ‘광풍’에 비견할 만하다. 단순히 이동하며 쇼핑하는 정도가 아니다. ‘손 안의 컴퓨터’라는 스마트폰과 각종 첨단 기술·서비스가 만나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쇼핑 체험이 가능해진 것이다. 일컬어 ‘스마트 커머스’ ‘모바일 커머스’ 같은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이헌배 국제표준팀장은 “미국 스마트폰 사용자의 40%가 가격 비교, 매장 위치 확인, 상품 정보와 네티즌 평가 확인, 주문, 결제 서비스 등을 쓴다”고 전했다. 월마트·베스트바이·아마존 같은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는 물론, 나이키·갭·스타벅스 등 제품·서비스 브랜드가 앞다퉈 전용 앱을 내놓는 까닭이다.

스마트 커머스는 동네 구멍가게의 지형도까지 바꾸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소매상의 약 30%가 모바일용 웹사이트를 구축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글로벌 PR업체 사치&사치의 앤디 머리 최고경영자(CEO)는 5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소매업종에서 요즘 같은 격변기를 본 적이 없다. 스마트폰이 상거래의 모든 것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에도 변화 열기가 옮겨오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어느덧 400만 명에 육박하면서 스마트 커머스 사업 모델의 하나인 ‘소셜 커머스’ 비즈니스의 경우 20여 개 사이트가 문을 열 만큼 후끈 달아올랐다. KTB투자증권 송재경 기업분석팀장은 “우리나라 모바일 커머스 시장은 금세 300조원대로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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