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시대, 통판 화장품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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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시절이다. 다들 지갑을 꼭꼭 닫아두고 있다. 여인네들은 더하다. 질 좋고 비싼 것보다는 싼 것을 더 찾는 분위기다. 화장품도 그렇다. 지난해 F사 등 저가 화장품 매장이 뜬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고품질 화장품을 싼 값에-.

이 틈에 이런 마케팅 전략으로 솔솔 재미 보고 있는 업체도 있다. 화장품 통신판매 업체들이다.

비싸고 좋은 화장품은 대개 백화점 브랜드들이다. 주로 유럽산으로, 이들 브랜드는 명품으로 통한다. 품질도 품질이려니와 모양새도 일품이다. 용기 디자인에도 많은 돈을 들인다. 최고급재로 포장도 한다.

백화점에 입점하지 못하는 국내외 브랜드들은 로드숍에서 판다.

판매원이 가정을 찾아가 파는 방문판매 화장품도 많다. 방문판매의 경우 대부분 세트로 팔아 불필요한 것도 사게 되고 그래서 비싸다는 말을 듣는다.

통신판매 업체들은 이런 판매 방식의 장점을 따고 단점은 보완했다. 통신판매는 전화나 인터넷으로만 주문받아 배달해 주는 방식이다. 일본 브랜드들이 많다. 품질은 그래서 보장할 수 있다고 내세운다.

가격에서 거품을 뺄 수 있는 판매 시스템을 갖췄다고 자랑한다. 점포가 없기 때문에 그에 따른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다. 방문판매와는 달리 인건비 부담도 없다. 자연히 유통마진이 줄어 가격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포장비용도 확 줄였다. 오르비스의 경우를 보자. 부피만 크고 거추장스런 포장을 하지 않는다. 어떤 명품 브랜드들은 포장만 크다. 포장재도 고급이다. 몇 겹으로 된 두터운 종이 포장을 뜯어보면 아주 작은 화장품이 나온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다. 오르비스는 이런 포장을 하지 않는다. 화장품을 그냥 비닐 주머니에 담아 배송한다. 비닐은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 태워도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소개한다. 오르비스 관계자는 "포장비용만 빼도 제품 단가를 상당히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에 따라 리필도 가능해 용기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했다.

판매도 세트로 하지 않는다. 누구든 필요한 화장품만 살 수 있게 했다. 단 한 개를 주문해도 당연히 배달해 준다. 그래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통신판매의 단점은 소비자들이 직접 화장품을 발라서 피부 반응을 보고 살 수 없다는 점이다. 오르비스 등 통판업체들은 주문한 제품과 샘플을 함께 보내준다. 샘플을 사용해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해도 된다. 물론 본 제품을 사용해보고 반품해도 된다. 오르비스는 30일간 써보고 피부 트러블이 있거나 맘에 들지 않으면 100% 반품할 수 있게 했다. 30일 후 요청하면 어떤 이유이건 100% 반품 또는 교환해 준다. 반품 기간을 30일로 정한 것은 피부재생주기가 28일이기 때문이다. 4주간은 써봐야 피부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한두 번 찍어 발라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매장 화장품보다 그래서 오히려 더 피부에 맞는 제품을 고를 수 있다고 오르비스 관계자는 말한다. 이는 다른 통신판매 업체도 거의 다 마찬가지다.

소비자 반응은 예상 외로 좋은 편이다. 한번 사용해 본 뒤 다시 찾는 소비자가 많다. 오르비스는 재 구매율이 연간 60% 정도 된다고 주장한다. 또 한번 이상 구입한 고객에 팸플릿을 보내 줄 경우 15% 정도는 주문을 한다고 오르비스 관계자는 말했다.

통판업계는 이벤트.샘플 행사를 자주 한다. 입소문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굳이 사지 않아도 다양하게 샘플을 써 볼 수 있어 소비자들은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제대로 고를 수도 있는 기회다.

오르비스(www.orbis.co.kr)는 1만 원대의 다양한 스킨케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스무즈 매트 베이스는 파운데이션을 바르기 전 사용한다. 무향이며 젤 타입이다. 피지를 잡아주어 화장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소개한다. 12g 1만6000원. 080-301-5050.

DHC코리아(www.dhckorea.com)는 마이크로 스킨워터를 내 놓았다. 건조할 때 뿌려주는 스프레이식 화장수다. 메이크업 한 상태에도 사용가능하다. 65g에 1만4000원이다. 블로팅 로션은 피지를 억제하는 제품이다. 인삼엑기스 등 다양한 천연성분이 들어있다. 60㎖ 1만4000원. 눈.입.목 전용 시트 팩은 젤 타입이다.

DHC는 멤버십 매거진 '올리브 클럽'으로 소비자들에 제품.미용 정보를 주고 있다. 온.오프라인으로 발행된다. 오프라인 매거진은 매월 전 회원이 받아볼 수 있다. 080-7575-333.

한스킨(www.hanskin.com)은 피부트러블 개선 화장품 브랜드다. 스킨 베이스는 피지와 각종 트러블을 완화해주며 밀착력이 좋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말한다. 35㎖ 1만5000원이다. 보습마스크에는 인삼.석류.쌀겨.토마토 추출물이 들어있다. 그래서 미백과 보습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1장에 2500원. 한스킨 팩트는 화장 후 마무리 하는 트윈케익이다. 티트리 오일이 들어있어 피부 트러블을 완화해 준다고 소개한다. 13.5g 1만 8000원. 1588-8829.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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