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취임 1주년 이동익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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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안에 노벨 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한다는 목표로 연구중심병원을 향한 ‘체질 개선’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이동익 가톨릭중앙의료원장(사진)이 취임 1주년을 맞아 국내 제일의 연구중심 의료기관으로 발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의료원장은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 경증 치료 수준은 선진 의료와 비슷하거나, 앞선 부분도 많습니다. 그러나 중증질환은 그렇지 못합니다. 이는 국내 대학병원이 연구중심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존스홉킨스대 같은 세계 유명 의대는 오래전 연구중심 의료기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중증질환 치료에 강한 병원이 되려면 의료원 전체를 연구중심으로 전환해야 합니다”고 말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8개 병원에 총 2500여 명의 교수진, 5200 병상을 갖추고 있으며, 연간 580만 명의 외래환자가 찾는다. 국내 최대의 의료네트워크와 30개 연구시설이 있다. 임상·기초의학 연구를 위한 최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평을 듣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 같은 연구 환경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2009년도 선도형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돼 현재 ‘면역질환융합연구사업단’이 지원을 받고 있다. 의과대학은 BK사업에서 3년 연속 우수평가를 받았으며, 연구 실적과 산학협력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가톨릭 이념을 바탕으로 윤리적 임상연구를 진행해 올 6월에는 세계적 임상연구피험자보호협회(AAHRPP)로부터 인증을 받기도 했다. 지난 8월 말에는 연구분야의 교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대규모 컨설팅을 받았고, 쾌적한 연구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구 병원 자리를 전면 연구동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글로벌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도 애쓰고 있다.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미시건대 심혈관센터, UCI 의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연구와 인적 교류를 통한 상호 발전을 도모할 예정이다. 이행성 연구(기초연구와 임상을 연결해 기초연구의 보다 빠른 임상적 응용과 임상 아이디어의 검증을 가능케 하는 연구)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UCI 의대와 공동 연구를 위한 맞춤형 인재도 선발해 해외 연수의 기회도 적극 부여할 예정이다.

‘순혈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다. 전국 대부분의 가톨릭의료원은 90% 이상이 본교 출신 교수들로 구성돼 있다. 이 의료원장은 “서울성모병원 교수들은 온실 속에 갇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훌륭한 과의 교수는 적극 지원하되, 부족한 과에는 외부 명의를 적극 영입해 의료 수준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폐암과 식도수술 부문이 약해 지난 6월 이 분야의 권위자인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성숙환 교수를 영입했을 때도 교수들의 반발이 심했다. 하지만 이제는 외부의 역량 있는 교수의 영입이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의료활동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국토해양부가 위탁 운영할 국내 최초 자동차 사고 후유 장애인 대상 재활전문병원(300 병상) 우선협상자로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선정됐다. 이 원장은 “앞으로 숙원 사업인 자선병원 설립도 성공적으로 추진해 연구중심 의료기관으로의 역량 강화, 생명존중 정신의 확산 등 의료기관 본연의 기능과 가톨릭 의료기관의 사회적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의료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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