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눈 위에선 반드시 고글 착용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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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은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에서만 좋지 않은 것으로 흔히 알고 있지만 사실 드넓은 설원에서 흰 눈(雪)에 반사된 자외선이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

보고에 의하면 한여름 해변 모래사장에서의 햇빛 반사율은 15~20% 정도지만 한겨울 새하얀 눈밭에서의 반사율은 무려 85%나 된다고 한다. 눈밭에서는 자외선이 해변보다 3~4배 이상이나 강한 것이다.

이렇게 강한 자외선은 각막에 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데 약간의 각막 손상은 대개 하루 정도 안정을 취하면 거의 회복되지만 장기간 강하게 자외선에 노출되면 심각한 손상이 초래되어 쉽게 회복되지 않고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직사광선을 오래 받아 각막상피에 손상이 일어나면 염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를 자외선에 의한 각막염이라 한다. 증상으로 눈이 충혈되고 몹시 부으면서 눈물이 흐르며 통증이 심한 편이다.

자외선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포츠용 고글을 착용하는 것이며, 선글라스나 챙이 있는 모자 등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원래 겨울은 날씨가 차고 건조하여 안구 건조증이 심해지는 계절이다. 특히 스키장에서는 바람을 맞으며 슬로프를 내려올 때 눈물이 빨리 말라버려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바람이나 먼지가 눈에 자극을 주면 오히려 반사적으로 눈물이 많이 쏟아질 수도 있다. 이에 대비하기위해서는 역시 고글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고 인공 누액 등의 안약도 미리 준비하여 자주 눈에 넣어 주어야 한다.

미리 알고 꼼꼼하게 준비한다면 이 스키시즌에 더욱 즐거운 스키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박규홍 (새빛안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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