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이 예뻐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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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만년필. 한 때 졸업 선물의 대명사였다. 새 만년필은 교복.졸업장과 함께 졸업식 풍경에서 빠지지 않는 소품이었다.

만년필을 선물하는 것은 '당신의 성공을 기원한다'는 의미였다. 또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 책임지는 사람이 되라'는 바램도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만년필은 서울 명동 신세계.미도파 백화점에서만 파는 고급 제품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젊은 세대들이 받고 싶은 졸업.입학 선물 순위에서 만년필은 한참 뒤쳐져 있다. 휴대전화.MP3 등 첨단 제품에 밀리기도 했지만 형식적인 선물이라는 이미지가 배어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만년필 제조업체가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값이 싸면서도 사용하기 좋은 제품을 내놓고 있다. 색상도 검은색에서 벗어나 빨간색.파란색.노란색 등 다양해지고 있다. 딱딱한 느낌의 디자인을 벗어나 부드럽고 화려한 느낌의 여성용 만년필도 출시되고 있다. 유통 업체들은 졸업.입학시즌을 맞아 다양한 만년필 행사를 하고 있다.

빅프로덕트코리아(www.bicpk.com)의 '쉐퍼'는 편안하게 쓸 수 있도록 손잡이를 만들었다. 글씨도 얇고 부드럽게 써진다. 23K 전기 도금한 클립이 달린 '프리루드 락카 만년필'은 10만원이다. 큰 부담없이 선물하기 적당하다. '파카 45'는 장식이 없고 촉이 짧은 편이다. 성능과 실용성이 강조된 만년필로 글씨를 빨리 쓸 때 적당하다. 6만8000원.

'몽블랑'은 좀 비싸다. '몽블랑'은 40만원을 훌쩍 넘어 명품 브랜드로 꼽히지만 의외로 부담없는 가격의 제품도 있다. 몽블랑 '노블레스 오블리제'는 상대적으로 싼 20만원대다.

만년필 제조 회사들은 여성을 위해 핸드백에 넣고 다닐 수 있도록 얇은 만년필도 내놓았다. 워터맨의 '오다스(사진)'는 화려한 색상에 꽃 무늬가 그려져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워터맨의 '이시에라'는 액세서리 기능까지 더한 제품이다. 만년필 케이스는 마스카라 케이스를 닮았고, 만년필 모양은 립스틱처럼 만들었다. 색깔도 빨강.골드.실버 등으로 화려하다. 쉐퍼의 '아지오'는 여성이 사용하기 편하게 얇게 만들어졌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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